
우연히 용인 정신병원에 입원한 친구의 시동생 병문안을 갔다가 병동에 수용돼 있는 독거인을 보고 그들이 안쓰러워 ‘말벗’이나 되어주어야겠다며 병원에 다닌 지도 벌써 24년째.
김씨는 “마음이 맞는 친구 한 명과 매달 넷째 주 토요일이면 빵과 계란 우유를 사들고 가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 환자 한 사람당 3만원이면 한 달 내내 빵, 계란과 우유를 제공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든든한 후원자도 생겨 통닭, 피자, 떡 등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해 갈 수 있다”고 한다.
1천580개의 병실수를 가진 용인정신병원은 사단법인이라 일부 유료화 돼 있긴 하지만 경기도내 보육원이나 양로원의 정신질환자들을 무료로 수용, 치료하고 있다.
김씨와 그 후원인들은 무료로 수용된 환자들 중 가족조차 외면하는 20여명의 연고 없는 독거인과 중증 정신질환자 등을 찾아가 음식을 제공하고 함께 대화를 나눈다.
매달 넷째 주 토요일이면 오전 11시부터 반나절을 그들과 함께 보내는데 여름이면 병원 앞 잔디정원에 모여 함께 노래도 부르고 환자들 운동도 시켜준다.
용인정신병원 업무담당의 한 관계자는 “봉급 받는 직원도 하기 힘든 일을 무료로 24년째 자원봉사하고 있는 것 자체가 매우 대단한 일”이라며 “병원 직원 중에도 김씨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칭찬한다.
이제는 병원에서 유명인이 된 김씨는 “지금은 병원 시설이 많이 좋아졌지만 20년 전만 해도 정신병원 안에 영양부족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많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일반인은 정신질환자에게 거부감을 가지게 마련이지만 어쩌면 각박한 세상을 사는 우리 모두가 정신적으로 위로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아니냐고 물어 보이는 김씨는 “그들에게서 나도 위로받는다”며 어릴 적부터 봐온 아이가 ‘엄마’라고 부르며 안길 때는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단다.
이번 겨울에는 환자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내복과 두꺼운 양말을 준비해야겠다며 웃어 보이는 김씨는 “처음에는 정신질환자가 무서운 마음도 있었지만 이제는 ‘엄마’라고 부르며 안길 때 꼭 안아주는 여유도 생겼다”며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 대화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