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태가 각박해진 지금, 어른들은 분양과 임대 아파트 사이에 철조망을 두르고, 동심의 소통을 차단한 채 우리 아이들을 ‘비교’의 제물로 삼기까지 한다.
화성시를 터전으로 아동문학 집필에 매진하고 있는 작가 전방하씨의 두 번째 작품 ‘젓가락 행진곡(재미마주 刊)’은 초등학생 시절 누구나 겪었을 비교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현정이는 가난한 동네에 사는 것이 부끄러워 다른 곳으로 이사가자며 엄마에게 조른다. 그러나 현정이가 하루라도 빨리 이사가고픈 속사정은 다름아닌 옆집 친구 승준이 때문.
현정이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무엇이든 척척 잘 해내는 승준이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그나마 자존심으로 내세울 수 있는 건 피아노 연주이다.
그러던 중 현정이의 자존심인 피아노 연주라는 최후의 보루마저 흔들릴 위기가 닥친다. 다름아닌 승준이의 어머니가 현정이의 피아노를 잠시라도 사용할 수 없겠느냐는 부탁한 것이다.
‘젓가락 행진곡’은 일상 속에서 예리하게 건져 올린 동심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현정이와 승준이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이다.
생활 속에서 부대끼는 우리 아이들의 감정의 진폭을 포착한 ‘젓가락 행진곡’은 작가가 주위에서 발견해낸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한 작품이다.
비교와 경쟁 속에서 숨쉬기 힘든 좁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 아이들을 둘러싼 겹겹의 벽을 허무는 것은 동심어린 우정의 멜로디임을 ‘젓가락 행진곡’은 말하고 있다.
2005년 화성시 주변의 자연과 풍광을 소재로 한 ‘흥부네 밥’이란 첫 작품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를 펴낸 작가 전방하 씨는 작품을 통해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과 ‘화성’이라는 마음의 고향에 대한 애정을 담고자 한다.
혼자가 아닌 나와 너, 우리가 돼야 연주할 수 있는 젓가락 행진곡처럼 차이가 우열의 척도로 여겨지지 않는 아름다운 동심을 작가는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