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계절 ‘수족냉증’

[건강하게 삽시다] 김정희(한의사)

▲ 김정희(한의사)
30대 주부 최씨에게 겨울은 잊혀진 계절이다. 워낙 추위를 타고 손발이 차다보니 겨울철은 웬만해서 외출도 없이 거의 칩거상태에 들어간다. 친구들은 이런 최씨에게 동면에 들어갔다고 놀리기 일쑤지만 자신의 고통을 이해 못하는 친구들이 야속하기까지 하다. 최씨에게 이미 10월은 남들이 느끼는 겨울이나 다름이 없으며, 겨울은 시련의 계절이며 잊혀진 계절이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 해도 여성중에 손발이 유난히 찬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겨울은 물론이거니와 여름철에도 실내에서 양말을 신고 생활하며 겨울이면 양말에 덧신까지 신는 사람이 있다.

냉증(冷症)은 좀 마른 체형의 여성에게 많다. 체질로 보면 태음인과 소음인에 많은데 태음인, 소음인은 음증(陰症) 체질로 체질상 손발과 몸이 찬 사람이다. 대부분 추위를 잘 타고 조금만 서늘해도 자주 감기에 걸린다. 손을 잡아보면 얼음처럼 차고 등이나 무릎, 배도 차다고 호소한다. 이와 아울러 두통, 요통, 불감증, 복통, 월경불순, 불면, 냉대하, 숨찬 증상, 설사와 변비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냉증은 호르몬대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생리와 임신, 출산을 하는 여성에 있어 수족냉증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차가운 겨울에는 물이 얼고 잘 흐르지 않듯이 냉증은 자궁의 기혈순환에 장애를 가져와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을 유발한다. 그리고 불임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으로도 작용하는데, 이는 마치 얼어붙은 땅에서는 씨앗이 싹을 틔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수족냉증을 의학적으로 정확히 표현하면 ‘수족궐냉(手足厥冷)’이라고 하는데 양기부족증(陽氣不足證)에 해당이 된다. 이를 인체 장부와 연관시켜서 보면 주로 신(腎), 자궁과 관련이 깊다.

냉증에서는 자궁이 허약하고 차기 때문에 임신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으며 임신이 되더라도 태아를 양육하지 못해 유산하기 쉽다. 여성의 냉증은 일종의 냉증 증후군으로 불임뿐만이 아닌 여성의 자궁 및 난소기능 저하와 호르몬 변동 등을 동반해 여성의 전반적인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냉증의 한방치료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양기를 보강하는데 주안점을 두어 치료한다.

이러한 수족냉증에 좋은 민간요법으론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족욕요법이 있다. 먼저 세숫대야에 뜨거운 물을 붓고 손발을 자주 담그도록 한다. 손발은 오장육부와 깊은 연관이 있어 손발을 따뜻하게 해 주면 온몸의 기혈순환이 촉진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