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할머니 될 때까지"

[수원사람] (사)수원동화읽는어른 모임 최정숙 씨가정형편 어려운 어린이에게 '동화 읽어주기' 12년째 활동

▲ ‘(사)수원동화읽는어른’ 최정숙 씨는 “이제 대학에 입학하게 된 딸아이와 함께 동화를 읽어주러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수 기자 kks@suwonilbo.kr
도자기로 만들어진 작은 소품에서부터 필통, 연필, 지우개 등의 학용품, 돼지 모양의 책상, 의자까지 수원시 권선구 최정숙(48)씨 집은 여기저기 돼지소품들로 꽉 차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사)수원동화읽는어른’의 초창기 멤버인 최정숙(48)씨는 돼지 관련 소품 모으는 게 취미다. 지금까지 모은 돼지 소품의 수도 약 1천500여 가지나 된다.

10여년 전 텔레비전에서 청개구리 소품 모으는 사람이 방영된 프로그램을 본 후 평생을 모아볼 만한 것을 찾던 중 딸아이가 유치원에서 스타킹으로 만들어온 돼지인형을 보고 그때부터 돼지소품을 모으게 됐다.

딸아이가 6살 때인 1994년부터 ‘수원동화읽는어른’ 모임에서 활동했다는 최씨는 양질의 동화를 찾아 딸아이에게 잘 읽어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됐지만 이젠 최씨의 동화에 흠뻑 빠진 아이들이 참 많다.

최씨는 “이런 좋은 내용이 담긴 책들을 딸아이에게만 읽어주는 게 참 안타까웠다”며 “부모가 다 맞벌이를 해 공부방에 와 있는 아이들이나 고아원 아이들에게도 좋은 내용의 동화를 읽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말한다.

금요일이면 4시부터 5시까지 권선구 세류동 ‘나눔의 집’에서 부모의 맞벌이로 하루종일 모여 생활하는 아이들이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함께 저녁을 먹는데 이 아이들이 바로 최씨가 읽어주는 동화의 어린 팬들이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또 책읽어주러 왔다며 거부반응을 보였지만 그것도 그 아이들의 관심의 표현임을 알게 됐다며 웃어 보이는 최씨는 “책 내용에 관심을 보이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설명한다.

책읽어주는 어른으로 시작했지만 책읽어주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계속 동화읽어주기 일을 할 생각이라는 최씨는 어느덧 커서 대학에 입학하게 된 딸아이와 함께 동화를 읽어주러 다닐 것이란다.

10년 후에는 그동안 모아온 돼지 관련 소품으로 돼지박물관을 여는 게 꿈이라는 최씨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