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들이 깊은 잠에 빠져있을 새벽 3시부터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의 주택가에서 바삐 움직이는 할아버지가 있다. 쓰레기 청소, 무단투기 단속 등 구운동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환경지킴이’ 이이배(75) 할아버지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3일 오전 11시께 이 할아버지를 만나러 구운동을 찾았다. 자전거를 타고 나오신 이 할아버지는 이날도 구운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쓰레기 청소와 점검을 하셨단다.
“18년전 구운동으로 이사왔는데 동네가 지저분했지. 그래서 청소하게 됐는데 18년간 청소를 한 거지” 라며 웃는 이 할아버지.
매일 새벽 3시부터 청소를 하고 아침, 점심 시간을 제외하곤 저녁까지 구운중학교 골목길과 서수원체육관까지 구운동에 안가는데가 없다는 이 할아버지는 최근에는 동사무소를 통해 자원봉사 학생 15~18명을 이끌고 1주일에 3번(월, 수, 금요일) 학생들의 청소지도를 하고 있고 인근에 서수원체육관의 청소관리를 맡아 더욱 바빠졌다.
“처음에 집사람과 많이 싸웠지. 자식들도 말렸고…. 이제는 포기했어”라며 환하게 웃는 이 할아버지는 환경미화원 수가 점차 줄어들어 더욱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청소, 환경관리를 해서 이 동네 환경미화원과 동사무소 직원들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내가 평소에 돌아다니면서 지저분한 곳은 환경미화원에게 연락해서 치우라고 하기도 하고 또 일이 많을 때는 나한테 전화도 와. 도와달라고”라며 웃음짓는다.
새벽녘이라 술 먹고 쓰러진 사람이 많은데 그럴 때는 경찰에 연락한다는 이 할아버지는 “추울때 쓰러져 있는 사람 많이 살렸지, 내가….”라며 웃으며 “그래도 요즘엔 그런 사람이 별로 없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또, “깨끗한 동네를 위해선 주민의 관심이 필요한데 무관심한 것이 문제”라며 “자기집 앞만이라도 청소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워한다.
쓰레기 불법투기를 하면 쓰레기를 다 뒤져서 주인을 찾아 다음에 다시 못하게 한다는 이 할아버지는 이 때문에 주민들한테 욕도 많이 들었다며 그래도 최근에는 불법투기가 많이 없어져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몸이 움직일 때까지 계속 해야지. 구운동 깨끗해지지 않았어? 깨끗하니까 좋잖아”라며 할아버지는 해맑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