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한 내일’… 깊은 잠을 자자

“100세까지 건강하게 삽시다” 잠이 보약이다쾌면을 못한다면 몸 나빠지는 ‘경계경보’자신의 수면 주기를 파악 적당하게 숙면

우리는 한평생을 살면서 25년을 잠으로 보낸다. 그럼에도 우리는 수면의 양과 질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우리의 피로를 풀어 주고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깊은 잠을 자는 데 필요한 시간은 하룻밤에 한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그 깊은 잠은 15분짜리의 작은 구성단위로 나뉘어 한 시간 반 간격으로 노래의 후렴처럼 되풀이된다. 숙면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대는 새벽 2∼4시. 사람은 체온이 낮을 때 숙면을 취할 수 있는데, 체온은 오후 2시경에 최고점에 달하고, 새벽 2∼4시경에 최저가 된다. 어떻게 하면 숙면을 할 수 있을까.

▲ ⓒ김기수 기자 kks@suwonilbo.kr


먼저 자기의 수면 사이클(주기)을 알아내야 한다. 저녁 무렵에 나타나는 갑작스런 노곤함이 한 시간 반 간격으로 다시 찾아온다는 점에 유의하면서 그 시각을 분 단위까지 기록하면 된다.

만일 저녁 6시 36분에 노곤함을 느꼈다면 다음의 피로감이 찾아오는 시각은 아마도 밤 8시 6분, 9시 36분, 11시 6분 등이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각에 때를 놓치지 말고 잠을 잘 수 있어야 한다. 

● 수면에도 일정한 주기가 있다

수면의 한 주기는 정수면(오소독스 수면, Non-REM, 약 90분)과 역설수면(파라독스 수면, 여파수면, REM, 약 30분)으로 돼 있다.

역설수면은 뇌가 얕게 잠자는데도 육체는 깊이 잠들어 있는 신비로운 수면형태다. 정수면일 때 눈을 뜨면, 외부의 자극에 대해 의식과 몸이 금방 반응한다. 하지만 역설수면일 때 깨우면, 눈을 뜨는 게 힘들고 유쾌하지 못하다.

따라서 상쾌하게 잠을 깨려면 한 주기(120분=정수면 90분+역설수면 30분)가 끝난 시점에서 눈을 뜨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서 수면은 4, 6, 8시간 등 짝수 시간으로 하는 게 좋다(물론 개인마다 차이는 있다).

뇌가 완전히 쉬는 시간은 하룻밤 동안 단 15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수면 중에 이 완전 뇌수면 15분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 적당한 수면시간

인간의 몸은 약 24시간을 1주기로 하는 체내 시계 리듬이 있다. 이는 사카디안 리듬이라고 한다.

잠은 오후에 1번, 밤에 1번 나타나는 반나절 리듬을 가지고 있다. 점심 후 잠이 오는 것은 이 때문. 그리고 12시간 이상 잠을 자면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도 이런 현상 때문이다.

수면을 너무 오래 취하면 머리가 멍해지는 것은 논렘수면 중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평균 수면 시간이 7~8시간이라고 하지만 개인이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이 가장 적당한 양이다.

수면은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막 태어난 아기는 16시간 이상, 두세살 아이도 12시간, 즉 하루의 반을 잠으로 보낸다.

신생아의 경우 거의 렘수면상태를 유지하다가 이후 2-6개월이 지나면 비렘수면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10세쯤 되면 수면의 패턴이 성인과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8시간 수면은 20대부터 40대 전반까지, 40대에는 하루 평균 7시간을 잔다고 한다.

흔히 “나이가 들면 잠이 준다”라고 하지만 나이가 들더라도 필요한 수면시간은 대체로 일정하다. 단지 사람이 60대에 이르면 깊은 잠에 빠지는(비렘수면) 상태가 줄어든다.

● 오래 잠자기보다 깊은 잠을 자라

수면은 양보다 질이 문제다. 오래 자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3시간밖에 자지 않는 사람의 뇌파를 조사해본 결과, 수면의 질은 8시간 잔 사람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체험해 보았겠지만 피로가 심하면 그만큼 잠도 깊이 든다.

또 깊은 수면을 취하면 짧은 잠이라도 눈을 떴을 때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수면량=수면시간×수면깊이). 자고 나서 ‘아, 잘 잤다’하는 상쾌한 기분이 들지 않으면 당신은 깊은 잠, 질적인 잠을 자지 못한 것이다.

옛 사람들은 쾌면(상쾌한 기상)을 쾌식(위장에 부담 없는 식사), 쾌변과 함께 건강의 3대 증거로 삼아왔다. 이 쾌면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몸의 상태가 나쁠 때나 병의 시작을 알리는 경계경보다.

하루 8시간 자야 한다는 상식과 선입관은 수면에 대한 오해이며, 도리어 건강수면을 방해한다. 수면부족이란 자신이 머릿속에서 만들어내는 일종의 노이로제와 같은 것(수면부족 의식) 이다. 우선 이런 생각을 말끔히 지워라.

● 잠과 싸우지 마라

건강수면을 생활 습관화하라. 재미있게도 사람들은 식욕에 대해서는 대체로 순응한다(배고프면 난리 나는 줄 알고 반드시 찾아 먹는다).

하지만 잠에 대해서는 ‘싸워 이겨야 한다’는 선입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잠을 잘 수 없으면, 책을 읽거나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라. 그러면 오히려 쾌적한 잠을 잘 수 있다.

잠이 안 오는 데도 ‘잠을 자야만 한다. 그래야 내일 일에 지장이 없다’와 같은 강한 자기암시가 있으면 도리어 수면 리듬으로부터 자꾸 멀어져 간다.

잠은 자지 않고 눕기만 하더라도 대뇌·눈·육체가 충분한 휴식이 된다.

좋은 숙면을 위한 생활습관… "365일 규칙적 수면"

1.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한다. 매일 아침 일정 시간에 기상하고 주말, 휴일에도 일정한 수면 스케줄을 지키는 것이 좋다.

2. 잠자리에 들기 전 미지근한 물(37도-38도)에 샤워를 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잠들기 전의 심한 운동은 오히려 교감신경의 활동이 활발해져 잠을 방해한다.

3. 잠들기 바로 전에 음식을 먹는 것은 잠을 방해하고 위장이 쉬어야 할 시간에 다시 활동하게 되므로 건강에도 좋지 않다. 도저히 배가 고파 잘 수 없을 때에는 탄수화물과 단것을 아주 조금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4. 적어도 1주일에 3일 정도 20~30분씩 걷기, 조깅, 수영 또는 사이클 등 가볍게 운동을 해 주면 신체가 이완되도록 도와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5. 잠자는 동안에는 가벼운 옷이 좋다. 땀이나 분비물 등을 잘 흡수하는 부드러운 면 소재를 선택하고, 되도록 꽉 끼는 브래지어 등을 착용하지 않아야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6. 베개를 베지 않으면 머리가 낮아 피가 머리로 몰리게 돼 숙면을 방해하고, 또 베개가 높으면 어깨, 목 근육에 무리가 가서 불편하다.

7. 커피, 콜라 등 카페인이 많은 음식과 음료를 잠자리에 들기 전에 먹으면 카페인이 중추신경을 흥분시키기 때문에 잠이 쉽게 들지 못한다. 푹 자고 싶다면 취침 3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