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기자의 인사를 받았다. 교수로, 대학총장으로 평생을 젊은이들과 함께해온 老학자로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삶에 대한 메시지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사회가 매우 어렵고 혼란스럽고 미래가 불투명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올바른 정신으로 자기가 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미래는 결국 열리게 된다”며 이총장은 올바른 정신을 강조했다. “길게보고 용기를 갖고 깨어있는 인간으로 늘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올바른 정신은 바로 사람답게 살려는 의지다”라고 했다. 돈의 노예, 지위나 힘의 하수인이 되지않고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한다고 했다. 노학자의 눈엔 너무 물질적이고 권력지향적인 젊은이들이 펼쳐나갈 우리사회의 미래가 걱정스러웠던 것이 틀림없다. -대담 : 김동일 편집국장 - ▲경기대학교가 올해로 개교 60주년을 맞는다. 사람으로 말하면 환갑의 나이다. 그동안 총장으로서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활동 등을 설명해 달라.

-경기대 총장으로 부임한지 부임 1년 7개월이다. 그동안 경부선을 타고 오르락내리락 했었지만 모집공고를 통해 지원, 경기대 총장으로 들어오면서 경기도, 수원시, 경기대와 인연을 맺게 됐다. 처음 학교를 보고 위치가 좋고 풍경이 아름다워 참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경기대는 올해로 개교 60주년을 맞는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학교에 개설된 전공분야 중에는 실용적인 부분이 많아 좋은 인력을 많이 길러 사회에 배출하고 있다.
경기대를 졸업한 인력은 바로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동안 학교가 내부적인 문제로 갈등을 많이 겪었는데 이제는 극복해 보다 좋은 대학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경기대는 경희대, 한양대를 비롯해 우리나라 3대 사학인데 다른 학교들에 비해 성장이 덜 하다는 평가다.
-기본적으로 사학의 발전은 학교 관리체계의 문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단과 학교를 운영하는 총장이 사학을 사심 없이 오로지 교육기관으로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 아니면 재단이나 총장이 학교를 내 소유물인 양 마음대로 운영하느냐 차이라고 본다.
이제는 과거의 이야기지만 경기대가 어려움을 겪었던 근본 원인은 실권을 쥔 학교 운영자들이 학교를 마치 개인의 사유물처럼 생각해 인사, 재정 문제를 다루다 보니 내부갈등이 심했던 것이다.
내가 첫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교수, 직원채용의 공정성이다. 교수나 직원을 뽑을 때 공개모집을 통해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부임한 뒤 2차례의 교수 채용이 있었는데 공정하고 투명하게 뽑았다고 장담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대학 발전의 기초가 되리라 믿는다.
두 번째는 행정의 투명성이다. 행정은 공개적으로 민주적 의견수렴 속에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 하다못해 컴퓨터 하나를 구입함에도 투명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정신이 살아있는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때로 지나친 경쟁 속에 시험 점수만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앞으로 경기대는 학생들의 올바른 인격 형성의 교육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국의 얼을 심어주는 교육기관이되도록 하겠다. 한국의 얼은 바로 홍익인간정신이다. 경기대를 젊은이들의 성실한 인격의 도장으로 만들겠다.
▲청년실업문제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닐 정도로 심각하다. 금년도 경기대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어떤가. 또, 졸업생들의 취업을 위해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가.
-경기대 취업률은 전국 10위권 안에 들어와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을 나눌 때 연구중심 대학과 교육중심대학으로 나누는데 경기대학교는 교육중심대학에 초점을 맞추어 나가고 있다. 연구중심대학이 교수를 길러내는 학교라면 교육중심대학은 말 그대로 교육을 잘 시켜 사회에 배출해 내는 실용적측면에 무게를 둔다.
그동안 논의는 있어왔지만 교육중심으로 확실히 방향을 잡았다. 경기대는 총장 직속 ‘인력자원개발센터’와 여학생을 위한 ‘여대생 커리어센터’를 만들어 대학생 취업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으며 앞으로 경기대 졸업생의 취업률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지역사회에서는 경기대의 관선이사체제가 언제끝날지 관심사다. 올해 대선결과 ‘정권이 바뀌면 전 손종국 총장체제로 다시 환원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도는데.
-관선이사들도 가급적 학교를 정상화시켜서 정이사 체제로 가야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가능하다면 빨리 정상화되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여기서 정상화라는 것은 교육부에서 감사한 결과를 바로잡는 일이다. 잘못 쓰인 돈은 환수하고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관계자를 처벌하고 학교 구성원들이 안정을 되찾게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환수문제가 아직 제대로 처리돼 있지 않고 있으며 학교 안정의 필요성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그 이후 문제를 언급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얼마 전 경기대동문회와 총학생회는 성명서를 내고 관선이사가 파면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학내민주화를 가로막고 있고 정치판화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런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경기대는 지난 수십년 동안의 파행을 정리하는 과정에 있다. 이런 가운데 과감한 과거 청산을 요구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 입장도 있다. 경기대 동문회와 총학생회가 성명서를 낸 것은 과감한 과거 청산을 요구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분명히 알아야 할 부분은 과거의 아픔을 가졌던 전국 사립대학들이 학교 스스로의 과거청산과정을 통해 아픔을 정리한 사례는 없었다. 분명한 것은 경기대의 경우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잘못을 청산하자는 여론이 많았으며 학교 스스로 과거 청산의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대는 과거사 진상조사 특별 위원회를 만들어 10개월간의 조사를 거쳤고 천 페이지가 넘는 조사보고서를 냈다. 기자회견은 무산됐지만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상조사보고대회를 열어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 밝혔다. 그런 과정 속에서 과감한 과거청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그 일들이 시효의 문제와 법적 근거를 뒷받침할 만큼 정확하지 못하다는 측면이 있어 처리상의 한계가 있는 것을 인정한다. 우리가 잘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어디까지나 과거의 정리는 미래를 위해 하는 것이지, 과거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영역이 확대되고 중요시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관계설정 등 구상중인 사업이 있다면.
-우선 경기도라는 이름과 경기대라는 이름이 같다. 우리 구성원들도 경기대는 경기도를 위한, 경기도민을 위한 대학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총장인 제가 현재 경기도지역혁신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데 이러한 것도 한 일환이라고 본다. 경기도와 산·학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대학들이 협력해서 지역기업의 발전과 성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데 경기대가 앞장서겠다. 경기대가 경기도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또 한가지 구상중인 사업이 있는데 바로 경기도와 함께 민족통일 문제를 협력해서 이뤄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민족의 미래를 내다보는 사업이다.
사실상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경기도는 갈라져 있다. 통일이 된 이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경기도엔 많다. 이런 문제들을 경기도와 경기대가 연대해 함께 연구해 나갔으면 한다.
수원시와는 현재 여러 부분을 협력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광교산 생태공원을 함께 만들고 있는 것인데 현재 우리학교는 홍보관을 세우고 있다.
앞으로는 세계문화유산인 화성과 화성을 세운 정조대왕의 정신 등을 연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싶다. 정조대왕의 국가경영정신을 연구하고 그것을 수원시의 정체성과 연계시켜 나가는 일 등 앞으로 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런 연구들이 앞으로 수원시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최근 예비신입생까지 동원하고 교수까지 나서 신분당선 경기대역유치를 위한 가두시위를 벌였는데 경기대역의 필요성과 무엇이 문제인지 설명한다면.
-원래는 2단계 착공을 하도록 건설교통부에서 결정이 돼 있었는데 최근에 경기도와 수원시가 일괄 착공을 요구하고 있다. 일괄착공시엔 2단계 공사시 계획된 노선이 달라져야한다.
경기대 역이 생겨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수단의 기본 목적에 있다. 지하철은 어디까지나 사용자를 위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많은 쪽으로 노선이 정해져야 한다.
2단계시 노선은 월드컵경기장을 돌아가도록 돼 있는데 이것이 경기대 후문을 지나 연무동으로 가는 노선이 되면 이용객이 훨씬 많아진다.
경기도는 경기대 옆에 기지창으로 예정했던 부지를 아파트부지로 팔아서 건설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럴 경우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고 이 아파트주민과 경기대 학생 및 이웃하고 있는 외국어 고등학교, 경기경찰청, 연무동 주민 등을 포함하면 예상교통인구는 종전노선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많아진다. 경기대역을 만들어야하는 근본적 이유다.
기술적 문제지만 노선이 월드컵 경기장을 돌 경우 전동차의 커브가 커서 움직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대 후문 쪽으로 노선이 올 경우 안전상의 문제도 없다.
경기대는 지하철역을 위해서라면 학교 부지 지하도 무상으로 제공할 의향이 있다는 것도 건교부에 전달한 상태다. 현재 경기대 구성원들의 서명을 받아서 국회에 우리의 의지를 전달한 상태이고 건교부에도 접촉을 해서 뜻을 충분히 전달했다.
건교부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 당초 노선이 계획됐던 월드컵 경기장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겠지만 건교부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본다. 시온성교회 앞으로 해서 경기대 후문에 역을 만들고 경찰청 쪽으로 가는 노선을 예상하고 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평가를 같은 대학총장으로서 한다면, 학자가 정치에 어느 선까지 관여해야 하는지.
-이렇다 저렇다고 말할 사항은 아니다. 한마디 한다면 대통령으로서의 지위나 권력을 바라보고 현실정치에 뛰어든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고 국립대학의 총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국민과 국가에 대한 책임의식과 희생정신을 가지고 현실정치에 뛰어든다면 아름다운 것이라고 본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사회가 매우 어렵고 혼란스럽고 미래가 불투명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올바른 정신으로 자기가 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미래는 결국 열리게 된다.
또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신이 바로 세워진 깨워있는 인간으로 늘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다.
▲끝으로 경기대 재학생 및 동문가족에게 한마디 한다면.
-경기대를 졸업했거나 현재 재학하는 가족들 모두 경기대학교가 잘 발전했으면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제 학교가 열린 마음으로 투명하게 학교를 운영하려는 출발선상에 있으니까 평소에 가졌던 학교 발전에 대한 열망을 유감없이 발휘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앞으로 서로 아끼고 협력하고 격려하면서 나아간다면 학교와 구성원 모두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