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 손학규 前지사와 '차별화'

영어마을ㆍ첨단산업지원육성ㆍ한류우드사업 등 '부정적' 전면 재검토나서

"영어마을은 원래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해야할 사안이다. 경기도가 최첨단 산업에 수천억원씩 지원하는 게 옳은지 재검토하겠다. 한류우드 벌려놨지만 잘 될지 모르겠다."

영어마을, 한류우드, 첨단산업육성 등 전임 손학규 지사 당시 경기도가 역점 추진했던 각종 사업이 김문수 지사 취임 이후 전면적인 노선수정이 이뤄지고 있다.

김 지사는 영어마을 등 일부 사업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하고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손을 떼거나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을 지시했다.

김 지사는 대신 광역교통문제, 팔당호 수질개선, 수도권 규제철폐 등 기초행정에 역점을 두는 도정을 펼치고 있다.

◇영어마을=김 지사는 최근 경기영어마을 이사회에 참석해 "올해 파주캠프에서 전망이 없다면 양평캠프(건설중)는 민간위탁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며 "(4박5일에) 40만원 짜리를 12만원 받는 것은 선심성 행정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당선자 시절부터 "영어마을로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가 생긴다면 향후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크다"며 "운영방식을 민간위탁방식으로 전환하고 이용료도 대폭 올려야 한다"고 말해 전면적인 손질을 예고한 바 있다.

경기영어마을은 이에 따라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경영합리화, 수강료 인상 등을 통해 적자규모를 330억원에서 130억원대로 줄였지만 김 지사 마음에는 차지 않는 형국이다.

김 지사는 오히려 "영어마을은 원래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해야 할 사안으로 경기도가 하는 것은 맞지 않다. 전국에서 2천억원 이상 들여 영어마을을 운영하는 곳은 경기도 밖에 없다"며 교육청 등에 위탁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이에 따라 전국적인 '영어마을 열풍'을 몰고는 경기영어마을은 조만간 새로운 형태로 운영될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

그러나 이 같은 경영합리화 조치가 자칫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해외연수 기회를 갖지 못하는 서민층 자녀가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권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취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영어마을 이수영 전 원장은 "영어마을은 영어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 교육방식의 혁신을 꾀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고 전국적으로 영어마을 붐을 일으키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고 전제한 뒤 "영어마을은 교육에 대한 투자라는 개념에서 시작한 것이지 수익만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첨단산업 육성=김 지사는 손 전 지사때 부터 추진중인 IT, BT, NT 등 최첨단 산업 유치를 위한 시설건립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경기도는 손 전 지사 당시 수원 광교신도시를 차세대 성장동력을 견인하는 최첨단 R&D 클러스터 허브로 육성하겠다며 광교테크노밸리(8만6천평)에 나노소자특화팹센터, 경기바이오센터, 경기R&D센터, 차세대융합기술원 등 각종 첨단연구시설을 건립했거나 건립을 추진중이다.

김 지사는 그러나 "첨단산업에 대해 전문적 식견이 없는 공무원이 이런 사업에 투자를 하는 것은 과도한 의욕"이라면서 "자기 돈이라면 이런 데 선뜻 투자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특히 경기바이오센터와 차세대융합기술원, 나노소자특화팹센터 등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사업의 지원에 대해 "공무원이 전문 기술을 알고 지원하는 것이냐"며 의구심을 표출하기까지 했다.

김 지사는 막대한 건설비를 투입한 이들 시설에 추가적인 예산투입은 불가능하다며 시설운영주체에 대해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경영합리화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들 센터는 저렴한 임대료 등 유리한 조건으로 연구소와 업체 등을 유치하려던 계획의 대폭적인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류우드=한류우드는 전 세계를 상대로 한류(韓流)문화를 생산, 공급하기 위한 전초기지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손 전 지사 당시 역점 추진해온 사업이다.

고양시 장항.대화동 일대 30만평에 각종 문화콘텐츠시설과 테마파크, 호텔, 상업시설 등 복합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조성하는 이 사업에는 모두 2조6천억원이 투입된다.

도는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프라임그룹이 주도하는 한류우드㈜와 1구역 사업부지 8만5천여평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도는 2구역(복합시설 2만3천606평·호텔 4천153평·주차장 1천568평)에 대한 사업자 공모를 같은 해 7월께 실시할 방침이었으나 아직까지 모집 공고조차 내지 못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가)한류우드를 하고 있는데 잘 되는지 모르겠다"고 비관적 평가를 내린 뒤 "문화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게 우선"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2구역 선정작업은 한류우드 사업 전반에 대한 외부 컨설팅 업체의 경영평가 등을 거치면서 8개월 가량 지연되고 있고 호텔 3개, 주상복합 1개, 상업시설부지 1개 등 1만3천755평 규모의 3구역 사업자 선정작업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 노용수 비서실장은 "김 지사는 주민의 생명과 재산 등을 지키는 기초행정에 역점을 두고 있고 이벤트성 사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최선을 다하다 보니 차별화될 수 있고 과거의 도정과 다를 수 있지만 정치적인 목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