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ㆍ할머니 소원 풀어드려요"

수원 구운동사무소 '사랑의 일일봉사대', 매주 독거노인 찾아가

"홀로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에서 홀로 살아가는 김모(81) 할머니는 구운동사무소 직원들이 다 알 정도로 독서광이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인 김 할머니는 매주 한 차례씩 동사무소 1층에 마련된 새마을문고에 찾아와 본인이 보고 싶어 하는 책을 빌려 간다. 요즘에는 삼국지 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연세에 비해 시력이 좋아 안경이 없어도 책을 읽는데 지장이 없는 김 할머니는 밤에 혼자 집에서 큰 형광등을 켜고 책을 읽는 것이 싫어 조명용 스탠드가 있었으면 했지만 사정이 넉넉지 않아 살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러한 사정을 안 구운동사무소가 지난 16일 김 할머니를 모시고 동네 E마트 서수원점에 모시고 가서 할머니가 혼자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소원인 조명용 스탠드를 사 드렸다.

또 할머니를 모시고 매장을 돌아 다니며 할머니가 원하시는 허리 치료용 찜질기와 점퍼, 선식과 찹쌀 등 20만원 어치의 물품을 사 드렸다.

김 할머니는 생각지도 않았던 물건들을 선물로 받고 나서 "오래 살다 보니 이렇게 좋은 일도 있다"며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

김 할머니는 구운동사무소가 관내 거주하는 75세 이상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중 홀로 사는 노인을 한 명씩 선정해 매달 셋째 주 금요일 평소 해보고 싶던 소원을 들어주거나 갖고 싶던 물건을 사주는 '사랑의 일일봉사대' 사업의 15번째 대상자였다.

지난해 1월 처음 시작된 이 사업은 미국의 '메이크 어 위시(Make A Wish)' 재단이 난치병 환자를 찾아가 소원 들어주기를 하는 것처럼 평소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하지 못하는 독거 노인을 공무원들이 찾아가 하루 동안 소원을 풀어드리는 것.

E마트가 1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후원하고 구운동 상인들의 모임인 일월상가번영회가 매달 1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노인들이 원하는 것은 목욕탕 가보기, 기름보일러 넣어주기, 놀이동산 놀러가기, 고기 먹기, 미용실 가기 등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 소박한 소원이 대부분이라 매달 20만원이면 노인들에게 큰 즐거움과 기쁨을 선사할 수 있다.

이한준 구운동장 "별로 큰 것도 아닌데 필요하신 물건을 사 드릴 때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눈물을 흘리시는 것을 보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보다 많은 노인들께서 큰 기쁨을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