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오전 11시,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 위치한 ‘아들네 사랑방’.
20평 남짓한 사랑방 안에서 머리가 하얀 백발의 할머니, 할아버지 20여명이 즐겁게 이른 점심을 먹고 있다.
윤기 나는 흰 쌀밥에 얼큰한 된장국, 고소해 보이는 콩자반과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고등어 조림까지 한상 가득 차려진 점심상에서 주인 네의 정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곳 ‘아들네 사랑방’은 1일로 문을 연지 3주년 되는 무료급식소다.
박진우(52), 이숙자(52)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노인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찾아오는 노인들에게는 정이 넘치는 더할 나위없는 쉼터이고, 박씨 부부에게는 자신들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교회에서 집사직을 맡고 있는 박씨 부부는 ‘아들네 사랑방’을 운영하기 위해 20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 지방에 공장을 마련, 적은 돈이지만 매달 안정적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있으며 쌀은 안성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제공한다.
“동사무소와 교회 신도들의 봉사, 인근 단체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이렇게 운영도 못할 것”이라며 주위사람들에게 감사를 돌리는 이들 부부다.
하루 평균 45~50명의 인근 노인들이 들르는 ‘아들네 사랑방’.
왜 이름이 ‘아들네 사랑방’이냐고 묻는 질문에 안주인 이씨는 웃기만 한다.
노인들이 어디서 밥 먹고 왔냐는 질문을 들으면 서슴없이 “아들네에서 먹고 왔지”라고 말할 수 있지 안냐는 것이다. 70세에서 많게는 90세가 넘은 노인분들에게 박씨는 아들, 자신은 며느리가 아니냐며 되묻는다.
이곳에서 밥을 먹은 지 3년이 됐다는 김모 할머니(81)는 “하루하루 반찬이 매일 바뀌는데 그 정성이 참 대단하지”라며 “이곳에 오면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도 있어 외롭지 않아”라고 말을 잇는다.
매주 둘째 주 화요일은 매현중학교 어머니회에서 수지침 봉사를 나온다. 또, 셋째 주 수요일은 인근 미용실에서 나와 봉사활동을 한다.
이처럼 ‘아들네 사랑방‘은 점심식사 뿐 아니라 매번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노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극구 본인들의 소개를 거부한 부부가 마음의 문을 연 것도 ‘아들네 사랑방’을 모르는 노인분들이 더 많이 찾아 왔으면 하는 소망 때문이다.
“모든 것은 주님의 뜻이며 그 뜻에 따라 헌신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부부.
앞으로는 공부방을 만들어 학원을 다니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공부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단다.
보는 이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하는 이들 부부의 웃음은 세상 가장 행복한 웃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