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 순대국 한 그릇 후루룩~’

수원의 먹거리 명소 역전 순대국집넉넉치 않은 주머니 사정, 술 한 잔 생각날 때…

수원역 앞 3000번 직행버스 승강장(팔달문 방향)에서 샛길로 들어서면 역전시장 상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역전시장 주변 식당가는 애경백화점이나 역전 테마거리보다 화려함이 덜하고 외형상으로도 단출한 분위기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부터 중년 신사, 어르신까지 찾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상가건물 지하로 들어가니 음악소리가 새어 나오는 무도회장이 잠시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수원순대’와 ‘역전순대’, ‘새동산식당’이 마주 보며 옹기종기 모여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수원순대 식당 안엔 순대와 잔치국수를 즐기는 손님들이 있었다.

20년 넘게 순대집을 했다는 수원순대의 김양임 사장(여·61)이 내놓은 모듬고기(小 6천원)는 윤기가 흐르는 소창(작은창자)부터 대창(큰창자), 돼지머리 고기, 오소리감투가 풍성하게 고루 섞여있다.

특히, 마치 오소리 털가죽으로 만든 벙거지를 닮아 오소리 감투로 불리는 돼지의 위(胃)는 쫄깃하고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모듬고기 포장을 부탁하자 김양임 사장은 곧바로 먹을지를 묻더니 날이 더워져 뜨거운 물에 한번 더 삶아낸 고기는 금방 상할 수 있다면서, 바로 먹지 않을 거라면 찬 상태에서 가져 집에서 조리해서 먹도록 당부한다.

순대와 함께 얼큰한 맛이 당긴다면 역전순대의 사뎅이(일명 감자탕)를 곁들여도 좋다.

상가건물 서쪽 방향 출입구엔 30년 가까이 역전시장을 지켜온 ‘철원집’과 ‘고기굽는 마을’이 눈에 띈다.

고기굽는 마을은 돼지머리를 여러 시간 푹 고아 뼈를 분리한 머리고기는 매일 새로운 것으로 쓰며, 근 단위(1근 450g, 5천원)로 맛볼 수 있다.
단골손님에게는 저울에 계량할 필요없이 넉넉하게 집어준다는 고기굽는 마을의 인심은 재래시장의 찾는 맛을 더해준다.

상가건물을 돌아 동양관광나이트 입구 옆에도 순대, 곱창을 취급하는 식당이 10여 곳 정도가 줄지어 늘어서 있어 허전한 입맛을 기다리고 있다.
주머니는 가볍고 한잔 생각이 간절할 때 값싸고 양이 많은, 거기에 푸짐한 인심까지 덤으로 안겨주는 곳이라면.

●  20년 이상 오래된 순대집은 역전시장 건물에 있는데, 지하에 자리잡은 수원순대, 역전순대, 새동산식당은 동양관광나이트 입구에서 들어가야 한다. 다른 쪽 지하출구로 가도 상관없지만 처음 이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무도회장이 있다 철거된 빈 공간이 어색할 수도 있다.

●  철원집과, 우리식당, 고기굽는 마을은 수원역사 연결통로가 설치된 입구에 양옆에 자리하고 있다.

●  순대국은 4천원~5천원, 머리고기 혹은 모듬고기는 1인분(또는 小)에 5천원~6천원선이다. 이밖에도 편육(눌린고기), 순대볶음, 곱창볶음 등 메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