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친해지면 절반은 성공!

중·고등학생들에게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나 점수가 제일 오르지 않는 과목을 물어보면 하나같이 ‘사회’를 우선으로 꼽는다. 이 과목은 역사·정치·경제·지리·문화 등 세상의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 전반적인 배경지식의 정도에 따라 실력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게 돼있다.

불충분한 독서량이 문제인 것이다. 이런 문제는 교과서만 몰두한 요즘 아이들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다. 사회탐구 영역을 버거워하는 아이들은 논·구술에도 진땀을 빼기 마련이다. 그만큼 책을 안 읽었다는 증거다. 어디 사회뿐이겠는가?

국어에서 요구하는 종합적인 사고, 수학에서 요구하는 논리와 문제해결, 과학에서 요구하는 원리와 추론은 모두 충분한 독서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 능력들을 제쳐두고서라도 내 아이가 무엇을 물어보는지 조차 이해하지 못한다면 분명 언어능력의 부재로 진단하고, 더 늦기 전에 교과서보다 책을 먼저 손에 쥐어줘야 한다. 

책에 둘러싸인 환경으로 ‘책과의 동침’을 유도하라

그런데 아이들은 왜 점점 책과 멀어지는가? 우선 학교 숙제, 학원 숙제 때문에 책을 볼 시간이 없다고 아이들은 말한다. 심지어 독서를 시간 낭비하는 한가로운 일로 여길 정도다. 교과 성적 위주의 교육이 아이들을 조급증에 걸리게 한 것이다. 또한 영상매체에 젖어있다 보니 문자매체를 힘들고 답답하게 여기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환경적인 문제는 환경으로 풀어야 한다. 그래서 도서관과 독서전문학원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 파묻혀 지낼 수 있는 환경이라면 ‘책과의 동침’을 어느 정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 더욱이 나이가 어릴수록 환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사례는 그간의 현장경험으로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

현진(초4)이는 2개월이 지나면서부터 하루에 3, 4권씩 책을 빌려가더니 7개월이 지난 지금은 5, 6권씩 빌려가서 엄마가 목적을 이루어 더 이상 바랄게 없다고 하신다.

두꺼운 책만 보면 기겁을 하던 정민(초5)이는 독서훈련을 통해 지금은 두꺼운 책에 더 재미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책은 부채질 할 때나 쓰는 거라 했던 다예(중1)는 어휘에 이해력까지 부족해서 처음엔 그림 많고 글자 수는 적은 책으로 시작해 부담감을 줄여줬다.

아이의 반응을 살피면서 서서히 수준을 높인 결과 지금은 자신도 모르게 자란 독서능력을 스스로 대견해 한다. 책은 일상에서 생활화돼야 효과가 크기 때문에 교육원에 있는 약 2천500권 가량의 책은 얼마든지 집으로 빌려가 볼 수 있게 하고 이를 강사들이 현재 1:1로 관리하고 있다. 

놀기 좋아하는 남자 아이는 관심 있는 분야부터 시작하라

요즘 들어 남학생의 학업 성적이 여학생보다 떨어지게 된 이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것은 지능의 차이가 아니라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이 활동적이고, 관심분야가 서로 다르기 때문으로 보아야 한다.

학습능력과 직결되는 남학생의 이러한 언어능력(말·듣·쓰·읽기)을 높이기 위해 여학생 성향에 억지로 맞추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십상이다. 따라서 남자 아이는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먼저 권하는 것이 좋다. 축구나 전쟁에 관심 있는 아이는 그런 책들을 읽게 하고, 그에 관한 기사를 노트에 스크랩을 하게 하면 좋아한다. 하나의 현상은 항상 다른 현상과 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

‘전쟁→이라크전쟁→이슬람’ 식으로 시야를 넓혀가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문자매체와 친해지게 되고, 생각을 통합적으로 키워갈 수 있다.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어느 정도 인정한 독서교육이 남자를 책으로 다시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어떤 부모는 요즘 아이들이 개념이 없다고 말한다. 어떤 부모는 덩치만 컸지 생각하는 건 마냥 어린애라고 한다. 왜일까?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만 하는데.

이들에겐 이성을 담고 있는 감성이라는 그릇이 없다. 그러면 결국 이성도 깨져버린다. 책이라는 평생의 교과서를 통해 잃어버린 감성을 되찾아 건전한 자아를 스스로 만들어가길 바라마지 않는다. 문의 1688-8214

기고/ 최은희 원장 (사)대한논리속독학회 영통교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