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쓰는 행위는 분명 사고활동이다. 요약을 하든지 감상문을 쓰든지 간에 생각을 안 하고는 쓸 수가 없다. 또한 글쓰기는 자기세계를 논리적으로 다듬어 표현하는 행위이다. 읽는이는 글을 보고 글쓴이의 지적인 능력과 정신세계를 만난다. 한마디로 ‘글이 곧 그 사람’인 셈이다. 따라서 입력된 지식은 반드시 쓰기를 통해 자기 것으로 소화해야 한다.
배경지식과 성적을 함께 잡는 교과서 요약
참고서 때문에 아이들이 언어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친절하고 자세하게 요점을 정리해 주고는 있지만 글의 흐름이 없기 때문에 논리와 이해가 빠져있다. 무조건 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교과서는 논리와 이해로 자연스럽게 요점을 엮어간다.
교과서를 정독하고, 요약하는 아이는 스스로 포인트를 잡을 줄 알고, 숨은 논리를 자연스럽게 익히면서 글을 매끄럽게 잇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방학동안엔 요약으로 복습해 보자. 소단원별로 범위를 끊어 매일 요약하고, 요약시간을 정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정독능력과 관점을 함께 잡는 독서 요약과 감상문
교육원에선 아이의 정독능력을 요약내용으로 판단한다. 요약문을 통해 대충 읽고 책을 덮는 아이를 단번에 잡아낼 수 있다. 이 훈련을 통해 아이는 읽기와 쓰기를 함께 묶어 생각하게 된다. 이젠 출력을 위한 입력으로 생각이 바뀌는 것이다.
대학이 논술시험에서 요약비중을 높인 이유는 수험생의 제시문 논점파악과 정독능력을 보기 위함이다. 이것은 정답이 있다. 요약은 베끼는 작업이 아니기에 다듬어야 하고, 요점을 잡아야 하기에 생각해야 하고,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능력이 아니기에 생활화해야 한다.
요약이 내용파악을 위한 사실적인 이해라면 감상문은 내용을 깊고 넓게 이해하는 추리·비판·창의적인 이해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줄거리로 채우는 글은 감상문이 아니다.
감상문은 말 그대로 자신의 감상, 곧 자기만의 관점으로 채워져야 하기 때문에 사람마다 달라야 정상이고 정답이 없다. 감상문을 제대로 쓰려면 주제를 먼저 잡고 그 주제를 뒷받침하는 책의 내용을 인용하자. 의견에 대한 사실적인 근거를 책의 내용으로 보태야 설득력이 있다. 주제나 의견을 ‘홍길동은 영웅이다’로 잡았으면 ‘①조선의 의적활동 ②성도의 부국강병 ③율도국의 태평성대’는 그 근거가 되는 식이다.
시사와 내용구성을 함께 잡는 신문사설과 칼럼
방송은 시간싸움인 반면 신문은 분량 싸움이다. 글자수가 생명이란 말이다. 정해진 분량 안에 논리적인 흐름에 맞춰 관점을 담아내는 방식이 논술과 흡사하다.
따라서 신문을 먼저 읽은 다음 문단별로 중심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여 전체 줄거리를 잡고, 주장과 근거를 따로 분류하여 적어보면 시사 상식도 늘고,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요령도 익힐 수 있다.
단 신문사의 관점을 외우려 하지 말고, 그 관점에 대해 비판 내지는 동의 견해를 글로 밝히면서 끝내는 게 좋다.
글은 이론이 아니라 실기다. 써봐야 는다. 과학학원에서 실험일지 쓰기를 힘들어해서 들어왔던 유환(초2)이. 쓰기 전에 생각만 6분 넘게 했던 희진(초4)이. 10분이 지나도 한 줄을 못 쓰던 현성(초6)이.
지금은 학교에서 글짓기 상장까지 받아와 우리에게 보람을 가져다주지만 한편으론 이들이 보는 일에만 익숙하게 하고 써 볼 기회는 거의 주지 않는 치우친 교육 현실의 피해자란 서글픈 생각이 들 때도 많다. 문의 1688-8214
기고/ 최은희 원장 (사)대한논리속독학회 영통교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