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실에 들어가자 30∼40대 학생들이 ‘제 12회 성우축제’를 위해 준비에 한창이다. 바로 수성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 학생들이다. 교복만 입지 않았을 뿐, 전시회를 위해 공예품, 도자기를 운반하는 학생들과 각종 상품을 포장하는 이들의 얼굴엔 학교축제를 준비하는 사춘기 시절의 설렘을 여실히 엿볼 수 있다.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수성고 부설 방송통신고는 1975년 개교해, 30여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1,2,3학년을 합해 총 750여명이 재학중이다.
처음 라디오 방송으로 수업을 시작해 작년부터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교육으로 바뀌었다.
작년까지 4천7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수원에서는 유일하게 남녀공학으로, 전국적으로도 3번째로 학생수 면에서 규모가 크며 다양한 활동으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 달에 2번씩 일요일마다 8시간, 1년간 총 24회 수업을 하고 있다. 방송통신고 김상국 지도부장은 “수업시간이 다소 짧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공부하고 일요일에는 수성고 교사들의 자발적 지원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중간, 기말고사도 치르는 것은 물론 운동회, 수학여행, 졸업여행까지 실제 고등학생들이 하는 프로그램은 모두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나라, 겨레를 사랑하는 자주인, 바른 언행을 실천하는 자율인, 알찬 학력을 연마하는 실력인, 높은 이상을 실현하는 창조인의 육성을 교육목표로 하는 방송통신고.
가장 어린학생은 17살, 가장 늦깎이 학생은 73세로 이들의 나이 차이는 무려 56살이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만큼은 같다. 지난해 방송통신고 학생들은 수원시 학생예능경연대회에 나가 최고상을 수상했으며, 방송통신고 학예경연대회에서도 타 시군의 학교에 비해 앞도적인 성적을 이끌어냈다.
작년부터는 사이버 방송통신고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각종 사이버 동아리를 개설해 학생들의 활동을 권장하고 사이버 방송통신고 홈페이지를 통해 연수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만학도의 공부에 도움을 주고자 학습도움실(헬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학습도움실’은 6대의 컴퓨터가 있는 교실로, 집에 인터넷이 없는 학생이나 기타 보충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아무 때나 학교를 방문,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방송통신고에 다니는 김대남(00)씨는 “성인이지만 학교에 나오는 날 만큼은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가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앞으로 졸업장을 받으면 수능시험을 쳐 당당히 대학교에도 입학 할 예정”이라며 웃는다.
학교에 모인 사연은 재각각인 늦깎이 학생들이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느 학생들 못지 않았다.
| “아직도 고등학교 진학 못하는 학생 많아” 수성고등학교 교장 겸 방송통신고 교장직을 겸하고 있는 차가원 교장은 방송통신고의 산 증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5년, 방송통신고가 만들어질 당시 3학년 1반 교사로 시작, 현재까지 방송통신고와 함께 교직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평생교육차원에서 방송통신고의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방송통신고의 운영은 바람직한 것이라고 본다. 현재 우리 교육수준 상 고등학교 진학률이 98%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수치에 불과하다. 아직도 여러 가지 상황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 ▲앞으로 방송통신고가 어떻게 발전했으면 좋겠는가. -현재 학교생활은 잘 운영되고 있는데 총 동문회 활동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보니 졸업을 하면 사회활동에 바빠 그런 것 같다. 이해는 하지만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다. 앞으로 총 동문회가 잘 운영됐으면 한다. |
| “배움의 열정 나이와는 상관 없어” ▲어떤 소신을 가지고 학생회장 활동을 하고 있는가. -현재 전국 방송통신고등학교 학생회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다. 늦은 나이에 배우는 만큼 뭐든지 주어지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이다. 같은 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 나이차이가 많아 걱정이지만 젊은 학생들은 나이든 학생을 부모처럼 따르고, 또 나이든 학생은 젊은 학생을 자식처럼 아낀다면 잘 해결되리라 본다. ▲방송통신고를 자랑한다면. -우선, 학생들이 늦게 공부를 배우는 만큼 열성이 대단하다. 또, 규모면에서도 커 학생들의 활동범위가 넓다. 각종 대회의 수상경력도 대단하다. 공부하고 싶지만 마땅한 프로그램을 몰라 망설이는 분들은 모두 이곳에서 함께 배움의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