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도서관 하면 책이 많은 곳, 책을 읽으러 가는 곳 등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젠 도서관이 직접 책을 들고 찾아간다. 독서문화를 잘 접하지 못하는 복지관과 아동지역센터로 말이다.
수원시 선경도서관은 독서지도사와 독서치료사를 복지센터로 파견, 직접 현장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독서교육을 시킨다. 또, 저소득층 자녀와 소외계층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도서관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독서지도사 왕자연(35)씨가 소망아동센터(파장동)에서 강의가 있던 지난 6일, 수업현장을 찾았다.
20여명 남짓한 아동센터 아이들은 처음에 다소 무관심한 듯한 표정을 지었으나 유창한 영어발음의 왕씨가 동화를 읽어 내려가자 이내 진지해진다.
경희대 평생교육원에서 스토리텔링 과정을 수려한 왕씨는 이처럼 도서관과 복지센터 등을 돌며 영어동화를 읽어주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말 그대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단순히 책의 내용만을 읽어주는 것에서 나아가 그 책의 역사적 배경과 내면에 담겨있는 문화 등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는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영어를 어려워 하는 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해 한글로 쉽게 풀어서 내용을 들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왕씨는 “동화는 아이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가장 큰 효과가 있다”며 “다소 마음의 문을 닫은 아이들이 동화를 통해 마음의 문을 열 때 흐뭇하다”고 말한다.
이어“선진국은 스토리텔링이 잘 발달돼 있고 전문인을 육성해 아이들이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한국은 아직 미흡한 상태”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갓 1년 남짓 복지센터에서 동화 강연을 하면서 왕씨는 다소 거칠고 산만한 아이들이지만 어느새 흥미를 갖고 배움에 열심인 아이들을 볼 때면 새삼스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일주일에 한번 있는 강연이지만 어느새 아이들을 만나볼 금요일이 기다려진다는 왕씨. 앞으로 복지센터내 아이들과 소외계층 자녀들에게 인기 있는‘영어 읽어주는 아줌마’가 되고 싶다며 웃는다.
왕씨와 같은 독서지도사 이외에 선경도서관은 독서치료사도 파견하고 있다. 1년남짓 강좌를 수료하고 시험을 거친 독서치료사들이 파견되며 아동센터 내 아동들의 인성검사를 통해 욕구, 감정조절문제 등을 파악한 후 치료에 들어간다. 이때 치료를 위해 각 아이들의 문제에 맞는 책을 선정, 읽어주고 난 후 함께 토론을 통해 인성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선경도서관은 이처럼 독서지도사 및 독서치료사를 파견하는 것 이외에 3주에 한번씩 찾아가는 도서관서비스도 운영한다. 무봉종합사회복지관, 소망지역아동센터, 어울림지역아동센터 등을 방문, 어린이용 책 80권을 대출해 주고 있다.
선경도서관 관계자는“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독서처럼 좋은 것은 없다”며 “관내 아동센터와 복지센터가 그동안 독서문화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로 점차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한다.
1시간 남짓한 왕씨의 영어동화강연이 끝날 즈음.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며 영어노래를 부르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함박 웃음꽃이 피었다.
현재 선경도서관에서 파견가능한 독서지도사와 독서치료사는 모두 6명으로 독서지도사나 독서치료사가 필요한 관내 복지센터나 아동센터는 선경도서관에 요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