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리(論理)는 한마디로 ‘말의 이치’다. 논리적인 말은 장황한 말이 아니다. 일정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규칙이 있는 말이다. 이 시대는 바로 논리적인 표현 정도로 아이의 지적수준을 판단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입장만 있고 근거가 없는 요즘 아이들에게 새롭게 주어진 골칫거리인 것이다.
‘지피지기’와 ‘자문자답’으로 근거를 탄탄하게
토론은 입장싸움이 아니라 근거싸움이다. 예를 들어 ‘심청이가 효녀인지 아닌지’의 물음은 엄밀히 말해서 입장이 아닌 근거를 묻는 물음이다. 논리적인 근거가 마련되어있지 않은 입장은 무의미하다.
토론은 개인의 취향을 밝히는 무대가 아니라 논리를 평가하는 무대이며 토론자는 치밀한 논리를 내세워 의뢰인을 변호하는 변호사인 셈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입장과는 상관없이 양쪽 입장의 근거를 모두 제시해 볼 필요가 있다.
말은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자신의 입장에만 몰두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습관화된 지피지기(知彼知己)의 자세는 보다 치밀한 논리로 자신의 입장을 견고하게 만들어 준다.
토론의 속성 상 자신의 말을 모두 긍정하게 놔두지 않는다.
토론은 단지 발표에 그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과 답변을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펼쳐지는 논리전개 과정이다. 따라서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에 대해 스스로 물음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보는 훈련인 셈이다. 그 물음들은 새로운 답변을 만들어내게 하고, 자신의 허술한 논리를 스스로 보충하게 만든다.
충분한 배경지식은 창의적이고 설득력 있는 논리를 만든다
‘인간 복제’에 관한 논제가 주어졌을 경우, 아이들은 말을 아낀다. 발문을 던져도 상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길게 말하고 싶어도 배경지식이 없어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말하기’에서 논리가 엔진이라면 배경지식은 연료가 된다. 아무리 뛰어난 논리를 지녔다 하더라도 머릿속에 저장된 정보 안에서 논리가 발휘될 수밖에 없다.
보다 창의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싶다면 배경지식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배경지식이 없는 아이들은 추측으로 근거를 일관한다. 객관적인 사실로 타당한 근거를 삼고, 적합한 예화를 끌어내어 참신한 논리는 만들려면 꾸준한 독서가 가장 유력한 해결책이다.
그리고 교과과정에서 배운 지식 또한 충분히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단지 시험성적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교과서를 묶어놓지 말고, 활용을 위한 교과지식으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풍부한 언어체험으로 논리의 감각을 발달시켜라
논리는 언어를 배워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주 사용하면서 형성되고 발전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논리는 감각이다. 논리의 감각을 늘리려면 풍부한 언어체험밖에 없다. 아이가 말을 못하는 것을 성격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 그러한 기회를 제대로 만들어주지 못한 환경 탓으로 돌려야 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의사표현도 제대로 못했던 호준(초3)이, 조용하고 수줍은 성격의 다은(초4)이, 본인 스스로 인기가 없다고 생각하여 주눅 들어 있던 민지(초6), 이 아이들이 성격이 바뀌고 학교에서도 자신 있게 회의를 주도해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논술과 토론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말할 기회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말의 이치’가 논리라면 말 할 기회를 많이 주어야 논리가 발전하지 않겠나. 공격도 당해보고, 위기의식도 느껴가면서 아이들의 논리는 오늘도 자란다. 문의 1688-8214
기고/ 최은희 원장 (사)대한논리속독학회 영통교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