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 마지막 길 인도로 진짜인생 배워요”

수원기독호스피스회 한정수 씨, 매주 수원기독의원 내 목욕봉사고통받는 환자들의 말벗 돼주는 등 평안한 임종 온 정성 기울여

▲ 수원기독의원에서 목욕봉사 등 호스피스 봉사를 하고 있는 한정수(64) 씨가 입원환자의 손을 잡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기수 기자 kks@suwonilbo.kr
지난 2005년 공직생활을 접고 퇴임한 한정수(64) 씨는 이제야 비로소 진짜 인생에 대해 배우고 있다. 임종을 앞둔 말기 암 환자들을 통해서다.

퇴임시기가 가까워지면서 한씨는 퇴임 후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할까 1년 가까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런 끝에 수원기독호스피스회에서 호스피스로 일하기로 마음먹었다.

6개월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호스피스 일을 하게 된 한씨. 매주 수요일 수원기독의원 내 환자들을 위해 목욕봉사를 하고 있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남자 환자의 경우 3-4명의 봉사자가 함께 목욕을 시킨다”며 “환자들의 대소변 기저귀까지 빨다보면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고 말한다. 하지만 하나도 힘들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한씨는 덧붙인다.

하루 5명에서 많게는 8명의 환자에게 목욕을 시키면서 한씨는 항상 매 순간 순간 모든 환자에게 온 정성을 쏟는다. 어떤 환자에겐 이번 목욕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97살의 노환인 환자를 목욕시키려고 했다가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목욕을 시키지 못했다”는 한씨. 그게 마지막 일 줄은 몰랐다며 마음아파한다. 그후 며칠 뒤, 97살의 환자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한씨는 “그때 면도라도 좀 시켜드릴 껄 하는 마음에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끝을 흐린다. “누군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인도한다는 것은 너무 아름다운 일”이라며 호스피스 봉사를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곳에선 환자들은 1, 2년만 건강한 삶이 주어진다면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고, 친구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한다고 한씨는 전한다. 그들의 그 한마디, 한마디가 바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귀중한 유언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한씨는 호스피스 봉사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진실한 삶을 배우고 있다며 행복한 웃음을 지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