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가 “아! 옛날이여”

대학상권 "불황은 없다" 옛말, 음식점·술집 몇몇 업종은 여전400여 점포 중 50여개 매물로… 비싼 권리금에 거래는 뜸해

 

▲ ⓒ김기수 기자 kks@suwonilbo.kr

지난 14일 밤 9시께,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아주대학교 앞 상가. 열대야의 열기 속에도 여기저기 젊음이 넘쳐나고 있었다. 생맥주집에는 젊은이들이 가득, 시원한 바다노래와 함께 저마다의 이야기꽃을 피우며 더위를 이기고 있었다.

방학중인 요즘, 이 같은 모습은 주말이나 휴일을 앞둔 전 날 정도 찾아볼 수 있다.

상인들은 “특별히 방학이라 그런 것은 아니고 불황을 모르던 대학가 상권도 예전같지 않다”고 말한다.

수원지역에 대표적 대학가인 아주대학교 대학로 상권이 이젠 옛 이야기가 돼가고 있다. 매물로 나온 점포가 10% 정도나 되고 그래도 장사가 되는 업종은 먹거리 정도다.

“장사도 이젠 예전 같지가 않네요. 10년 전 처음 가게를 시작할 때 만해도 이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는데 해마다 달라진다”고 학교앞 뒷골목 K식당 주인은 말한다. 이 식당은 주로 삼겹살 등을 주 메뉴로 하고 있어 동아리 모임이나 과모임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저희도 단골 학생들과 직장인이 많았어요. 학생들이 ‘이모’라고 부를 정도로 소문난 집이고 이모라고 부르던 학생들이 결혼해서 아이까지 데리고 찾아오고 있어요. 하지만 요즘엔 방학이 아니래도 이곳을 찾는 학생이 많이 줄었다.

“등록금도 많이 오르고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서인지 학생들이 함부로 돈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식당주인은 말했다. 이 식당 주인도 현재 가게를 내놓은 상태라고 한다.

아주대 앞 상가는 80, 90년대가 최고 황금기였다고 일대 상가사람들은 말한다. 80년대만 해도 선술집이 즐비하고 학생들이 모여 여기저기서 술 한잔 걸친 뒤 민중가요을 목청껏 부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요즘은 최신가요와 힙합과 같은 신세대 노래가 이곳저곳 업소에서 간간히 흘러나오는 정도다.

10년전부터 있어오던 옛 점포들이 점차 새로운 건물로 바뀌면서 지금의 모습이 형성돼 현재 도로변과 뒷길의 신구 건물이 대조를 이루는 상권이 형성돼 있다.

학교 정문에서부터 아주대 삼거리 지점까지 600여 m 구간. 도로변과 골목에는 백반집을 비롯한 식당, 생맥주, 악세사리, 안경점, DVD와 노래방, 아이스크림, 테이크아웃 커피점 등 400여개 점포가 즐비하다.

대학로 상권에서 그래도 불황을 모르는 업종은 먹거리와 맥주집이다. 삼겹살 (200g) 1인분 가격이 3천500원으로 소주 2병을 주문하면 계란찜이나 된장찌개 또는 음료수를 서비스로 주는 곳도 있다.

이 주변 업소들은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상당히 저렴하다. 한식을 전문으로 하는 S식당은 김치찌개와 같은 찌개류가 3천500원이고 이곳을 찾는 중고생들에겐 500원 할인혜택까지 있다.

학교 정문 앞 교문서적을 끼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구수한 치킨 냄새가 물씬 묻어난다. 또 이 골목엔 1인분에 2천500원대 생고기집들이 네다섯 곳이 성업중이다.

B생맥주 집 주인은 “개강하면서 중간고사 전까지는 괜찮아요. 방학기간은 주말이나 휴일 정도는 어느 정도 영업이 되고 학생들도 있고 직장인들이 저렴하게 회식을 할 수 있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소는 예전같이 않다고 울상이다.

상권이 형성되면서부터 장사를 했다는 여명복사 집 주인아주머니는 “가게 앞 인도까지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에 비해 30%도 안돼요. 더구나 학교 내에 복사기가 많아졌기 때문에 밖으로 나오는 학생들이 몇 안 돼요. 예전부터 거래하던 회사들 때문에 월세와 생활비 약간을 보태는 정도다”고 말한다.

이곳 점포들은 10평 내외가 주를 이루고 있다.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평 규모 점포 보증금이 3천만원, 권리금이 4천만원, 월세가 100만원 선이다. 또 30평 규모는 보증금 4천만원에 권리금이 7천만원이고 월세가 300만원 선이다.

학교 정문 앞과 원천로 아주대 삼거리 주변은 대학로 중앙부분보다 2, 3천만원까지 차이가 나고 보증금이 1억원이 넘는 점포도 있다.

상가를 전문으로 중개하고 있는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현재 50여개 점포가 가게를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권리금이 비싸 쉽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루 평균 3명 정도가 문의를 하고 있지만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적고 급하게 내놓은 점포만 거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