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지금 굿을 이야기하는가?
무속(巫俗)이 삶의 한 풍속이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날 굿은 미신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으면서 점차 우리 주변에서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관심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그저 기이한 흥밋거리로 스쳐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무리 모든 것이 최첨단을 달려도 한국인과 한국사회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관문이 또 굿인 것이다.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면서도 내외하는 한국인과 굿, 굿과 한국인의 관계를 진정으로 이해할 기회가 한번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굿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는 다르다. 종교행위쯤이거나 현대 과학으로 설명 안되는 미스터리로 혹은 현재에 못살아 미래에 기대를 거는 미약한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지능적인 상업적 행위로 굿을 이해하기도 한다. 혹은 인심 좀 써서 굿을 보존해야 할 전통 예술행위양식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 무엇이 됐든 굿의 본질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아 사이에서 생기는 엉킴과 맺힘을 없게 해 삶의 앙금을 풀어낼 ‘판’이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될지 모를 그 응어리를 풀라고 굿판은 있는 것이다.
굿은 수용자 중심의 문화이다. 상상만으로는 전혀 짐작 안 되는 굿의 실체를 만나보자.
● 김매물 만신의 ‘운맞이대동굿’
경기도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질 ‘운맞이대동굿’은 큰 무당 김매물 만신의 주도로 진행되며 ▲신청울림을 시작으로 ▲경기문화재단 집돌이를 포함하는 세경돌이 ▲상산맞이 ▲초부정 ▲칠성 ▲영정 ▲타살 ▲작두 ▲열세왕 ▲뱅인영감 ▲대감 ▲뒷풀이 순으로 진행된다.
신청울림은 굿을 하기 전, 악을 울려 하늘과 땅에 알림과 동시에 주당 잡귀를 쫓아내 굿청을 깨끗하게 하려는 의식이다. 이어지는 상산맞이는 마을 부군·서낭(마을수호신), 그리고 그 집 조상의 본산 신령님을 모셔 들여 대접해 부디 잘 보살펴 달라고 기원하는 굿이다.
세경돌기란 산맞이로 당산을 모시고 마을로 내려와 공동우물 등 공공시설과 가가호호를 돌면서 안녕과 복을 축원하는 거리이다. 이번에는 경기문화재단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뜻이 크기 때문에 재단 건물까지 이동해 각 방마다 돌며 한 거리씩 하며 축원하게 된다.
초부정은 굿청의 만부정을 씻어내 굿청을 정하게 하는 굿으로 굿판에 참가한 모든 단골·만신·참관자들에게 붙어 있는 부정도 함께 물리쳐낸다는 뜻이 담겨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영정은 모든 잡신을 물려 질병·근심·액운을 걷어내기 위해 영정을 대접하는 굿이다. 칠성님, 제석님을 모셔 들여 자손들의 명과 복을 소망하는 칠성이 끝나고 나면 돼지를 잡아 임금, 장군, 천지신명께 상을 받치는 타살 굿이 끝나면 바로 이번 굿의 하이라이트인 작두타기가 이어진다.
집안의 액사납고 수사나운 액(손재, 관재, 인사사고 등)을 모두 미리 막아달라고 하는 굿으로 김매물 만신이 작두날 위에서 추는 춤과 공수(신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두타기가 끝나면 조상님들의 극락왕생을 축원하는 굿인 열세왕과 재복을 가져다주는 대감님에게 풍요를 기원하는 대감 굿을 끝으로 굿판이 마무리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굿판의 뒷풀이 또한 흥겨우니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춤추며 놀며 여흥을 맘껏 발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4일 수원서 ‘운맞이대동굿’
저작권자 © 수원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