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석을 십여일 앞둔 지난 14일 수원시 내 영동시장, 못골시장, 지동시장 등 재래시장이 밀집해 있는 남문은 평소보다 장을 보러온 손님들이 눈에 띠게 많다. 특히, 팔달주차타워와 지동시장 사이에 있는 폭 3∼4m의 좁은 골목길 재래시장인 못골시장은 평소 이곳을 통행로로 삼는 사람들과 장을 보러온 사람들이 어우러져 북적거린다.
시장 곳곳에는 장을 보기 위해 들른 사람부터 고향가는 길에 가져갈 선물과 명절이면 차려입을 고운 한복을 고르는 사람들까지 오랜만의 활기에 마치 활성화 됐던 60∼70년대 재래시장을 온 듯한 착각이 일었다. 영동시장 앞 복개천 노상 유료주차장에서 일을 보는 주차관리인은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평소보다 주차장을 찾는 차량의 수가 10% 정도 증가했다”며 “추석을 4-5일 앞두고는 차량의 수도 30% 이상 증가한다”고 말한다.

인계동에 사는 주부 김연희(46) 씨는 추석을 앞두고 추석 상을 차리기 위해 인근 대형마트가 아닌 남문 재래시장을 찾았다. 김씨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경기에 내심 추석 차례상 차리는 게 부담이 됐다”며 재래시장을 찾은 이유를 설명한다. 장을 보기 위해 적어놓은 목록을 들고 재래시장 이곳저곳을 다니길 1시간. 이내 지칠 법도 한데 오랜만에 재래시장을 찾았다며 신바람이 났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사과(홍로)5개 5천원, 신고 배 1개 1천5백원씩 총 5개 , 1되에 2천원씩하는 밤 3되를 구입했다. 또, 조기 한 마리 5천원, 북어포 1마리와 동태포도 2천원에 구입했다. 숙주는 400g에 250원, 중국산 고사리는 400g에 3천원, 껍질을 까지 않은 도라지도 400g을 3천원에 구입했다. 여기에 추석을 대표하는 송편은 깨, 콩, 계피 고물이 들어간 것을 종류별로 샀다. 1kg에 6천원씩 총 3kg을 장만했다. 송편 속에는 깨와 콩 이외에 계피가 든 것으로 종류별로 샀다. 약과 1봉지(10개입)는 1천원에, 산자1봉지(5개입)은 1천500원이다. 김씨가 추석상차림을 위해 필요한 물건을 사는데 든 비용은 총 6만250원이다.
만일 위의 상품들을 대형마트에서 구입했다면 어땠을까. 인계동에 위치한 ‘H’대형마트에 따르면 사과(홍로) 5개는 1만2천원, 신고배 5개에 1만3천원, 밤 100g은 약 800원이다. 숙주 400g에 1천원, 고사리와 도라지는 400g에 각 6천600원, 조기 1마리는 3천원이다. 북어포 1마리는 2천450원, 송편 1kg에 8천800원이다. 이밖에 산자1봉지는 3천800원, 약과 1봉지(10개입)에 2천200원이다. 이를 총 합하면 약 8만600원이나온다. 재래시장보다 약 20%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김연희 주부는 “평소 편리하다는 이유로 대형마트를 찾곤 하는데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는 것도 또 다른 맛이 있다”며 “상인들이 얹어주는 인심에 이번 추석상은 풍성할 것 같다”며 웃는다.

● 정 듬뿍, 추석의 맛 미리 느껴요
추석을 앞두고 꼭 둘러봐야 할 곳이 있으니 바로 영동시장내 위치한 한복집이다. 100여개의 점포로 이뤄진 한복집들이 명절을 앞두고 유난히 알록달록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한복집 곳곳에는 손님들이 앉아 때마침 올라오는 손녀와 며느리를 위해 한복을 맞추고 있다. 대부분 한복을 구입해야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여도 하고 있다. 어린이 한복은 4만-7만원, 어른한복은 12만∼40만원까지 다양하다.
한복집을 운영하고 있는 여왕주단 심승은(54·여)사장은 “그나마 추석이 되면 한복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난다”며 “개량한복의 경우 저렴한 것은 10만원선에 살 수 있으니 이럴 때 구입해 두고두고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이밖에도 고향길에 입을 옷을 구입하는 손님들도 많다. 기성복 기준 가을에 입을 수 있는 블라우스는 1만원부터 7만원 선까지 다양하며 모시로 된 개량한복 한 벌에 3만∼7만원, 정장도 5만원 선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시장을 방문한 주기정(40·남)씨는 “오랜만에 북적거리는 재래시장에서 이제 추석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한편, 수원시도 18일 못골시장서 추석맞이 재래시장 이용 캠페인을 열고, 시장상인 격려,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장바구니 나눠주기 등의 활동을 펼친다. 수원시 관계자는 “시도 이번 명절을 앞두고 재래시장을 이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시민들이 재래시장을 많이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질 좋은 물건에 싼 값, 소문난 인심이 있는 재래시장으로 추석장보기에 나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