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과 해외동포 가교역할에 뿌듯”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 손석우 이사장지난달 3만여권 모집 등 6년간 35만여권 책 보내내년엔 교포 초청 고국문화 체험 기회제공 계획도

“잠자는 책에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이 즐겁기만 합니다. 해외동포들에게 한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책들을 보내 한국인 정체성과 동질성 회복에 남은 여생을 바치려 합니다.”

지난 3일 팔달구 옛 남양동 동사무소에서 사단법인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이하 협의회) 손석우(63) 이사장을 만났다.

그는 임원들과 수원시가 지난달 28일 해외동포에게 사랑의 양서보내기 캠페인을 통해 모집해 기증한 3만여권의 책 분류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는 “이 책들은 지난 8월 13일~ 9월 14일까지 코흘리개 어린이들부터 연로하신 어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수원시민들이 기증한 것이라 더욱 값지다”며 뿌듯해 했다.

기증받은 책은 폴란드,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몽고 등 해외 5개국과 해군순항함대사령부 및 오지벽지 등 국내 4개소에 기증할 계획이다. 주로 해외 대학 및 한인학교의 한국어 강습용으로 이용된다.

지난 2000년 수원에서 처음 문을 연 협의회는 운동본부의 조직이 아닌 몇몇 뜻이 같은 손 이사장의 지인들이 모여 만들었다. 신한국당 경기도당 사무처장을 지낸 정치인이 정치를 접고 순수 봉사활동에 매진한 데는 브라질 한인학교 방문에서 비롯됐다.

2000년 브라질 상파울로 한인학교를 우연찮게 둘러보게 된 그는 규모가 큰 도서관에 한국어로 된 도서가 하나도 없음에 크게 놀랐다. 이를 계기로 한국돌아와 해외동포 책보내기 운동을 적극 펼쳤다.

2001년 4월 브라질 한인학교에 도서 6천권을 보낸 것으로 시작으로 현재까지 세계 16개국 및 국내 농·어촌이나 낙도지역 등 벽지에 무려 44차례에 걸쳐 35만여 권의 도서를 보냈다. 이들 도서를 한줄로 세웠을 경우 지구를 5바퀴 돌고도 남을 정도의 분량을 자랑한다.

그가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 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기증받은 책들의 엄청난 분량에 따른 도서 보관창고는 물론 해외로 보내기 위한 물류 수송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재를 털어 보기도 하고 물류회사를 찾아가 사정하길 수차례. 이런 그의 진심이 통했는지 이필우 전 국회의원이 사무실을 제공한데다 한진해운(주)이 무료배송을 협찬해 책보내기 사업에 돛을 달게됐다. 결국 막을 수 없는 그의 ‘동포애’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지난 2005년 문화관광부 산하 단체로 등록해 사단법인의 모습을 갖췄다. 덕분에 미국(LA, 샌프란시스코), 브라질(상파울루) 등 세계 각지에 7개지부를 뒀고 국내 수원 등 11개 지부를 신설했다.

순수 민간 봉사단체인 협의회가 규모적 성장을 거둔 것이다. 그렇다 보니 그의 책보내기 운동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는 “조국이 어려울 때 해외동포 1세대들은 금붙이를 내놓는 등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며 “이제는 우리가 그들의 자녀들에게 동포사랑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국민적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우선 내년부터 책 보내기 사업과 함께 동포 2, 3세들이 고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초청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또 카자흐스탄이나 말레이시아 등 현지에 방문, 백일장을 열어 한글사랑과 한국인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최근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 좋아진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북녘동포에게 책보내기 운동 등도 전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용서 수원시장을 비롯해 책을 기증한 수원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맙다”며 “수원신문을 통해 그 고마움을 대신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