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집을 들어서는 길목에선 둥둥 장구소리와 신명나는 우리 가락이 가는 발길을 멈춰서게 한다. 북문에서 교육청사거리 방향으로 가다 보면 ‘홍어본가’라고 멋진 간판이 걸린 집이다. 위치를 좀더 설명하자면 북문 근처에선 제일 높은 건물인 엘지인재니움빌딩 좌측에 있다. ‘홍어’하면 톡 쏘는 맛부터 생각나게 하는데 이 톡 쏘는 맛에 반해 홍어본가를 찾는 홍어매니아들이 줄을 섰다는데 이제 그 집 안으로 들어가보자.

실내로 향하는 넓직하고 탁 트인 입구가 맘에 든다. 차분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지닌 황순영 여사장의 단아한 인상 또한 홍어본가의 정갈한 분위기와 걸맞다. 온기가 배인 목재로 된 바닥에 주황빛 방석들이 얌전하게 놓여져 있다. 식탁에는 하얀 종이 위에 흰 접시와 물컵이 가지런히 얹혀져 있는데 사기그릇이나 뚝배기가 아닌 백자가 홍어본가의 품위를 더 해 준다.
600여 평이나 되는 토지에 대형건물과 정원. 넓직한 주차장이 확보돼 있다. 실내에는 열네 개나 되는 방이 있는데 단체실과 연인들이 먹기 좋은 소형룸, 가족단위의 중형룸도 있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처럼 맑고 깨끗한 모습의 새로 지은 대형건물 1, 2층을 모두 사용하는데 2층은 1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공간이다. 홍어본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사장의 나직한 음성처럼 상당히 고풍스럽고 운치가 있어 보여 거래처 손님 접대하는 장소로도 제격이라 생각된다.
처음 황 대표가 홍어본가를 창업하려고 할 때, 주변에서 홍어에 대해 실패하지 않나 하는 우려를 들었지만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개업을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홍어에 대한 4∼5년 간의 꾸준한 연구와 친정어머니·이모를 비롯한 어른들에게 홍어 삭히는 법과 소스 만드는 법 등을 열심히 배워왔기 때문이란다.
홍어는 흑산도에서 흑산중개인 38번 김모 씨를 통해 직접 직거래하고, 고추·마늘·깨 등의 양념은 시골 친정에서 친정부모님이 직접 농사지은 유기농 농산물로로 사용한다는 홍어본가. 간장·고추장·된장도 손수 담근다. 또한, 양념류는 자연재료를 사용, 초장과 육수·다진양념 등을 황 대표가 직접 만든다.
황 대표는 우선 홍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부터 소개한다. 1단계로 싱싱한 홍어가 있고 2단계는 약간 삭힌 홍어, 3단계가 정통 숙성 홍어라고 한다. 홍어본가의 홍어는 옹기에 숙성하는 전통방법으로 하는데 이 단계별 맛이 제각각 다르다고 한다.
약간 삭힌 홍어는 코감기가 걸렸을 때 막힌 코가 확 뚫릴 정도로 효과가 있고, 숙취제거에 좋다고 한다. 삭힌 홍어는 찜과 탕으로 먹으면 맛있는데 뜨거울 때 먹어야 입천정이 벗겨지는 듯한 느낌을 받아 제맛이 전해진단다. 아무튼, 일단은 홍어를 술안주로 먹으면 다음날 술 깨는데 몸이 개운하여 활동에 지장이 없다는 말도 덧붙인다. 
홍어본가 정식은 이 집의 대표메뉴이다. 1인분에 2만5천원인데 홍어무침과 홍어삼합, 홍어찜 등 홍어요리를 코스로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여기에 따라나오는 밑반찬이 또 요란하다. 담백한 조기구이와 통영굴·장어·홍어전·홍어탕수육·대하·묵은지와 갈치속젓·돌산 갓김치 등 일일이 이름 부르기가 숨찰 정도이다.
황명하 본부장은 참기름과 고춧가루, 깨소금이 들어간 기름장에 찍어 먹어야 홍어 특유의 톡 쏘는 맛을 가장 잘 음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황 부장의 말대로 기름장에 찍어 먹어보니 입안에 싸악 하고 퍼지는 맛이 저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황 부장은 또 홍어는 8㎏ 이상이 됐을 때가 최상품이라고 한다. 뼈가 좀더 굵어진 홍어의 맛이 진짜 맛이라는 것이다. 홍어회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콧잔등살’과 잔뼈가 잘근잘근 씹히는 날개를 주문한단다.
주방실장 정지연 씨의 홍어자랑도 한몫한다. 홍어본가에서 먹는 홍어는 종가집에서 해온 음식맛을 그대로 재연했으며, 홍어매니아는 물론 홍어를 잘 먹지 않던 어린이나 어른들이 한 번 와서 먹고나서는 중독성이 생겼다며 또 찾아온단다.
흑산홍어는 현재는 많이 준비돼 있지만 앞으로는 흑산홍어가 귀해져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을 정도지만 홍어본가에서는 예약만 하면 언제든 흑산중매인을 통해서 당일직거래로 싱싱한 홍어를 맛보게 해 드린단다. 추후로는 인터넷을 통한 통신판매로 전국 어디서든 홍어본가의 홍어맛을 맛보게 한단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사람들에겐 홍어의 진짜 맛을 재빨리 맛보게 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봄날의 푸릇한 텃밭을 연상케 하는 싱싱한 미나리와 아삭아삭 사근사근한 배가 듬뿍 들어간 홍어무침은 새콤달콤한 맛이 청아한 기분마저 느끼게 했다.
홍어찜에도 미나리가 들어갔다. 찜에 들어가는 야채는 입천장이 벗겨지는 듯한 맛을 중화시켜주고 상큼한 맛으로 홍어를 더 먹게 하는 촉진작용을 한단다. 이 홍어무침은 막걸리에 한 번 주물러서 발효시켜 만드는 전통방식으로 만든다.
홍어삼합을 비롯해 미나리와 대파를 넣어 푹 끓인 홍어탕은 숙취에 좋다.
홍어는 먹이를 꽃게나 돔, 광어·우럭·멸치·조기 등으로 하므로 알칼리성 영양식품의 보고이다. 관절염·류마치스·기관지에 효과가 좋으며 위염을 억제하고 술독을 해독하며 스태미너식품으로 효능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에겐 골다공증과 예방 산후조리에 좋고 기미와 주근깨 등 피부미용에도 좋은 식품이다. 
흑산홍어는 찰진 맛이 있었다. 입안에 들어간 양은 적은데 꽉찬 느낌이 들고 씹으면 씹을수록 차질고 찰떡같이 달라붙는 맛이 젓가락놀림을 짖아지게 했다.
옆 자리에서 홍어회를 먹고 있던 손님 윤효준(49·교사) 씨의 말을 빌면 홍어는 고급요리인데 홍어본가는 겉에서 보면 건물이 크고 깨끗해 값이 비쌀 줄 알았는데 정식을 시키니 홍어회·홍어무침 등 홍어의 모든 것을 먹을 수 있어 맛은 끝내주고 술안주로 일등이라며 오른손을 들어 “굳!”이라고 표시를 한다.
홍어본가에서는 흑산홍어는 물론 근해산 홍어, 톡쏘는 맛이 뛰어난 칠레산 홍어도 준비해 놓고 있다. 홍어본가의 음식은 내 식구가 먹는다는 정성으로 만들고 있으며, 황 대표의 깔끔하고 정갈한 성품이 그대로 묻어있는 손맛이다. 앞으로는 홍어껍질과 홍어살을 발라내어 만든 홍어묵과 홍어순대를 개발메뉴로 준비하고 있다.
본가 특선메뉴로 양념비빔게장과 무안뻘 낙지볶음·낙지탕·낙지비빔밥이 있다. 양념꽃게 비빔게장은 게의 살을 발라내고 양념에 버무린 후, 게딱지에 담아낸 것을 비빔장에 비벼 먹는다.
연하고 쫄깃하며 부드러운 낙지맛은 8천원, 7천원하는 음식값에 비해 그 맛이 뛰어나 점심과 저녁 식사로 많이 찾는다. 처음에는 코끝이 찡하고 백자에 담긴 동동주와 봉평 메밀꽃 동동주와 곁들인 홍어의 맛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수원의 명산인 광교산 한 바퀴 돌다 나와서 얼큰한 홍어회 한 접시에 메밀꽃 동동주 한 사발 걸치면 그 때가 바로 무릉도원이 아닐까 한다.
문의전화 : 031-257-5454∼6, 예약전화 : 031-257-2500
/김순덕 리포터(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