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의 공존 깨닫게 해주고 파”

솟대조각가 '자작나무' 이진욱 씨4년 전 대기업 회사원서 숲 해설가·솟대조각가로 변신칠보산 도토리교실서 자연물 이용 다양한 공작활동 진행

▲ 지난달 27일 솟대조각가 이진욱 씨가 이날 솟대만들기 체험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에게 솟대조각 시범을 보이고 있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거칠거칠한 나무껍질이 할머니 손같아요. 이 나무조각을 깎아 하늘로 날릴 거에요.” 지난달 27일 오후 수원 화성행궁 홍보관이 들어선 뒷편 행궁길. 한 건물 귀퉁이에 자리한 빈 상가 건물에서 솟대를 만들고 있는 상촌초등학교(권선구 금곡동) 2학년 안주완(8) 군을 만났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나무조각을 깎고 다듬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안군과 함께 예닐곱명되는 또래 초등생들도 나무를 다듬는 칼과 사포질이 능숙해 보였다. 이들 꼬맹이 숲에서 솟대만들기를 가르치고 있는 이진욱(44) 씨가 눈에 띄었다.

생태환경 중심의 대안 교육의 일환으로 칠보산도토리 교실 체험마당을 진행하는 안씨는 예명인 ‘자작나무’로 불린다. 이젠 이름보다 예명이 더 잘 알려진 솟대조각가다.

4년전 현대자동차 홍보실에서 잘나가던 회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우연찮게 ‘숲연구소 아카데미 강좌’를 듣게된 것이 솟대조각가와 인연을 맺게 됐단다.

이후 회사를 퇴직하고 현재 칠보산도토리 교실에서 숲 해설가로, 솟대만들기 체험학습 교사로 활동중이다.

자작나무는 “조선시대 솟대는 풍년을 기원하거나 경축의 의미를 상징했다”며 “장대의 끝에 새를 나무로 깎아서 달아 꿈을 향해 날고픈 인간의 소박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 솟대를 만들어 큰 포부와 희망을 품었으면 한다”며 작은 바램을 내비쳤다.

또 이곳에서 만든 솟대와 장승·곤충목공예로 만든 나무목걸이 등은 모두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단다. 그는 곤충모양과 동물 발바닥 모양의 나무목걸이가 방문객들에게 인기라고 귀띔했다.

자작나무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행궁길 일대 비어 있는 미용실 등 건물 6곳에서 ‘행궁가는 길 빈집 미술관 전시회’에 참가했단다. 행궁길 주민, 대안공간 눈, 수원KYC, 21세기수원만들기협의회로 구성된 행궁길발전위원회가 지역민들의 삶과 희망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행궁길이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새로운 모습의 거리로 거듭나길 염원합니다. 빈 공간이 아닌 삶의 희망과 꿈이 가득 차 있는 공간으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솟대를 세우고 있습니다.”

수원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작은 환경 교육센터인 칠보산 도토리교실.

그 속에서 나뭇가지 등 자연물을 이용한 다양한 공작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자작나무는 “단지 자연이 보호해야할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야할 존재임을 아이들 스스로가 느끼도록 해주고 싶은 욕심이 간절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