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6시부터 밤 9시까지 꼬박 15시간을 운전해도 집에 들어갈 때면 마음이 무겁다. 하루 10만원 겨우 벌면 연료비 4만원 빼고 밥값 제하면 겨우 5만원 남는다. 처자식들 볼 면목이 없어 요즘은 더 늦게 들어간다.”
팔달구 인계동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막 마친 개인택시 운전기사 최병원씨를 만났다. 최씨는 “3~4시간 기다려도 손님 한 두명 태우기 어렵다”며 “요즘처럼 먹고살기 힘든 날도 또 없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최씨는 24년의 택시운전 경력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단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된데다 유류값이 폭등하면서 운송업계 전반에 걸쳐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현재 리터당 870원에 달하는 LPG 연료비가 가장 큰 고민이다.
최씨는 “2시간을 기다려 기본요금(1천900원) 거리를 가는 일이 태반”이라며 “시동을 걸어놓고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보다 연료비가 더 많이 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모든 택시기사들의 염원이 바로 LPG 특소세 폐지란다. 아니면 생계형 운송업에 대한 LPG 특소세 면세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택시요금의 현실화가 중요하단다.
“16년 전 최초 개인택시를 시작했을 때 택시 기본요금과 자장면 한 그릇 값이 600원으로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물가 인상률은 같은데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자연히 영업시간을 늘리고 쉬지도 못하고 일을 해야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을 정도다.”
택시운전을 하기 전에는 주류장사를 했던 최씨는 사업을 접고 택시 운전기사 일을 시작했다. 24년 전만하더라도 삼성전자 제조업 직원 월급이 20만~30만원선이었지만 택시운전 기사 하루 수입이 회사에 입금하는 5만원을 제외하고도 순수입이 5만원을 호가하던 시절이었다.
최씨는 “현 정부들어 법인택시들은 사납금 채우기도 벅찬 것이 현실”이라며 “내년 이명박 당선자가 정책을 어떻게 펼지 아직은 잘모르겠지만 LPG 특소세 폐지와 엄격한 총량제 시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새해에는 핸들을 잡으면 신바람이 났으면 좋겠다”고 밝힌 뒤, “대통령도 바뀌는 해니만큼 서민들이 경제부활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정책을 펴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