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북문상권의 중심… 음식점 즐비 '먹거리촌'

수원시에는 모두 3천500여개의 도로가 있다. 이중 2천137개의 도로에 새 이름이 붙여졌다.
길이름을 지을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뭘까. 우선 새 주소체계가 도로를 중심으로 길이름을 부여하기 때문에 기존 명칭을 살리고 인지도나 역사성, 지역내 중요 시설 등을 중심으로 이름을 붙였다. ‘영화로’처럼 동네 이름을 딴 곳도 있다.
장안문 동성아울렛 인근 시외버스터미널(북문 평화약국 인근)에서 화서문로터리와 만나는 영복여중·고 앞까지 816m 구간이 바로 영화로다. 지금은 폭 12m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옛수원갈비와 북수원갈비, 이조 갈비 등 각종 크고 작은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곳이다.
북문 입구 초입에는 한국전기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가 들어서 있고, 영화3길과 만나는 청호 빌라 앞에서부터 단층이나 2~3층 규모의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태영 데시앙과 동성 아파트 등의 낮은 아파트가 드문드문 들어선 전형적인 옛 주거단지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 옛 영화 보듬은 유서깊은 곳
옛날 영화역이 있었다 하여 붙여진 ‘영화동’ 그 중심을 동에서 서로 관통하는 도로가 ‘영화로’다. 화성 외곽에 있는 이 동네는 조선시대 남쪽에 사는 행상이나 선비들이 상경할 때 이곳을 지나치는 관문이요, 쉬어갈 수 있는 ‘역마촌’이 형성돼 맞을 ‘영(迎)’ 자를 써 영화정이란다.
정조가 화성을 축조하고 나서 성문 밖의 공한지에 역(驛)을 만들어 말과 마굿간 등을 배치토록했다. 화성축조기술을 담은 ‘화성성의궤’에도 이 같은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영화로는 이같은 동이름의 역사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화동에는 이외에도 역촌길, 역말길, 영화역길 등의 이름의 길들이 수두룩하다.
● 수원갈비 등 음식점 즐비 ‘먹거리촌’
영화동은 현재 수원시에서 개발이 제일 더딘 곳 중 하나다. 세계적 문화유산 화성이 인근에 있어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영화로도 30년 이상 줄곧 지금의 도로를 유지해 오고 있다. 70년대 초만해도 태영아파트 자리가 풀밭이었고 앞으로는 개천이 흐르는 한적한 곳이었다.
80년대 들어 장안문을 중심으로 상권이 점차 확대되면서 북문상권의 중심이 한 때 영화로였단다.
주말이면 발디딜 틈없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곳이다. 70년 가까이 영화동에서 살고 있는 고려부동산 이송학씨는 “영화로라는 명칭은 요근래 붙여져 아직은 생소하다”며 “예전에는 먹자촌이나 먹자거리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말한다.
지금은 장안문 길을 중심으로 북쪽이 활성화 돼긴했지만, 전반적으로 북문상권도 침체돼 쇄락의 길을 걷고 있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직도 영화로를 따라 양쪽으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어림잡아 음식점들만 80여곳을 넘는다. 수원을 대표하는 수원갈비를 비롯해 추어탕 등의 음식점들이 ‘맛집’으로 소문나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이 곳에서 30년 이상 살았다는 김애자 씨는 “몇몇 음식점들은 예약하지 않거나 줄을 서지 않으면 맛보기도 힘들 정도로 유명하다”고 귀띔했다.
화성을 찾은 관광객들은 물론 입소문을 듣고 국내 각지에서 몰려든 미식가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먹거리촌’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민들은 영화로가 부귀(富貴)를 가져다 준다해 영화로(榮華路)라고 붙여진 것 아니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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