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명 ‘미분양’을 막아라. 수원지역 건설업체들이 미분양을 줄이기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중도금 무이자 비율을 높이거나 후불제로 전환은 기본이고, 입주시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환불까지 해주겠다고 황당 마케팅도 도입하는 등 묘안 찾기에 분주하다. 심지어 현 분양시세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 일각에선 청약가점제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청약통장과 청약 순위제가 무의미해 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분양가 인하, 환불 조치… 미분양 막고보자
지난해 12월 분양에 나선 수원 화서 ‘동문 굿모닝힐’. 지상 27층~28층 3개동, 공급면적 109.87㎡~143.19㎡ 293세대를 내놓았지만 순위내 분양에서 19세대만이 신청했다. 이에 따라 동문건설은 미분양분에 대해 입주시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으면 납부한 금액을 돌려주겠다며 ‘원금보장제’를 도입했다. 업계에선 파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문건설에 따르면 미분양분 계약자가 입주시까지 낸 납부원금에 대해 입주 시작후 3개월 이내에 분양가대비 109㎡ 3천만원, 142㎡ 4천만원 이상 각각 시세가 오르지 않으면 원금을 환불조치 한다. 여기에 중도금 50%에 대해서도 이자후불제를 적용하고 있다.
또 KCC건설은 장안구 조원동 101-8번지 일원 ‘수원 광교산 수위첸(지하2층~지상 22층 4개동 218세대)’을 최근 분양에 나선 아파트들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았다. 스위첸 151㎡는 3.3㎡당 1천310만원. 지난해 12월 망포동에 분양한 임광그대가 154㎡ 1천650만원, 11월 영통에서 분양한 현진에버빌 151㎡ 1천490만원보다 3.3㎡당 182만 ~342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최근 분양한 중대형 아파트들이 대부분 1천400만~1천600만원대다. 바로 옆에 건설중인 ‘수원 광교산 임광 그대가(482세대)’ 152㎡(1천450만원)보다도 낮게 책정했다.
특히 수원지역에만 영통구 망포동 등 4곳이나 분양하는 임광토건은 비슷한 시기에 4곳 모두 분양중이다. 홍보효과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광교산 스위첸과 수원 광교산 임광 그대가는 나란히 16~18일까지 청약에 나섰다.
이밖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위해 모델하우스 방문 이벤트 행사를 벌이는가 하면 내부리모델링, 발코니 확장 등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미분양 물량은 중도금 무이자 등은 기본이다.
이들 아파트들은 분양가상한제 대상이 아니지만 최근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청약률을 높이거나 미분양을 털기 위해 이같은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조망권이나 교통 등 입지조건이 다른 곳에 비해 좋지만 미분양 사태가 지속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다”며 “아마도 4순위 분양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좀처럼 풀리지 않는 미분양 해법… 4순위 마케팅에 총력
각종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사태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전매제한으로 청약통장을 아끼는 수요자들이 많은데다 광교신도시 등 앞으로 분양할 아파트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설업체들은 저마다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4순위 청약자 모시기에 혈안이 돼 있다.
수원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국도 1호선 주변으로 들어선 건설업체 모델하우스만 ‘수원 광교산 수위첸’ 등 6~7곳에 이른다.
또 망포동 일대에도 현진에버빌 등 4곳이다. 이미 1~3순위 분양을 마치고 일반분양 중이지만 주말이면 방문객들로 북새통이다. 4순위 청약의 경우 해당 지역 거주 여부나 청약통장 보유 제한이 없고, 재당첨금지 등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들은 아예 4순위를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망포동 한 부동산 관계자는 “어차피 미분양 될 것을 알면서도 높은 가격에 내놓고 있다”며 “건설사들은 입주시점인 2010년 이상이 지나면 주변시세와 분양가가 비숫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장기 미분양에 대비해 느긋함마저 감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 청약통장·순위제 무용지물론 대두
건설사들이 4순위에 청약전략을 맞추면서 청약가점제와 순위제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무주택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내집마련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청약제도지만 청약통장 소유자들이 청약을 아끼고 있어 초반 분양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팔달구 M부동산 관계자는 “청약을 통해 당첨되면 향후 10년 동안 전매제한과 재당첨이 금지된다”며 “또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지금보다 분양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수요자들이 쉽게 통장을 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분양에 나선 아파트들이 4순위에 포인트를 맞춘다면 청약통장과 순위제는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무주택자들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