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님이 뚝 끊긴지 오래다. 지난해 추석인 9월께부터 금값이 8~9만원선이던 금값이 폭등하면서 찾는 사람도 줄었고, 왔다가고 빈손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매출은 말할 것도 없다.” 영통구 매탄2동 법원사거리 인근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박원종(49·정금사) 대표의 하소연이다.
박 대표는 “오죽하면 아기 돌잔치 반지를 반돈으로 하겠냐”며 “이마저도 요즘은 찾는 손님들이 없어 금은방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금값 인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란다.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고 금리가 불안해지면서 환금성이 뛰어난 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내 부유층 중심으로 ‘금모으기’가 유행하는데다 금광도 크게 줄면서 공급이 부족해 진 것도 한 원인으로 꼽는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때 ‘금모으기’ 운동을 적극 펼쳤지만 결과적으로 서민들만 금을 내놓았을 뿐 잘사는 사람들은 오히려 금을 축적했다.
그 여파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4만8천원이던 금값이 10여년 만에 3배까지 올랐으니 금을 축적한 사람들만 좋은 일 시킨 꼴”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주5일제 근무로 전환되면서 주말에는 고객은 커녕 오가는 사람들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주택가 단지 한 귀퉁이에서 하는 장사다 보니 서민경제와 맞닿아 있어 매출 타격도 상당하단다.
부인 홍영숙(45) 씨는 “그나마 매출의 90% 이상은 단골들이 사가는 경우”라며 “카드수수료와 부가세 등을 빼고나면 현상유지하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
또 최근에는 ‘세파라치’도 등장해 시중 금은방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궁핍하게 하고 있다. 고객으로 가장한 포상금 사냥꾼들이 금값을 실거래가가 아닌 이중가격을 제시하게되면 세무서에 이를 신고, 포상금을 타내는 수법을 쓰고 있는 것. 18년째 금은방을 하다보니 별의별 일을 다 겪었단다.
박씨는 지난 1999년 1월 정자동 모 아파트에서 훔친 작물 1천100여만원 어치를 되팔기 위해 금은방을 찾은 2명의 ‘도둑’을 경찰에 신고, 표창과 함께 포상금을 받기도 했다. 귀금속을 취급하다 보니 보안이나 안전상 위협에 항상 노출돼 있어 불안하다는 박씨.
“재작년 8월에는 금은방을 털려고 셔터를 절단하다 결국 포기하고 미수에 그친 사건도 발생했고, 건장한 남자들이 위협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털어놨다.
사람들이 금을 선호하는 것은 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환금성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갑자기 금값이 폭등해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지만 재투자의 효용성이 좋기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