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가정폭력 피해신고 언제라도”

아주대병원 ‘원스톱 지원센터’성폭력 피해자 배려 의료·상담·수사·법률 한꺼번에 해결지난해 671건 접수, 개소 두달만에 지원비 바닥 예산 태부족

▲ 지난달 30일 박주영 상담팀장이 원스톱(one-stop)지원센터의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지난달 4일 어린 친딸, 친동생에게 성폭력을 휘둘러 평생 안고가야할 마음의 병을 심어준 ‘인면수심 父子’ 소식은 새해부터 시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4년 동안 초교생 친동생을 성폭행한 A(15)군과 이를 알면서도 묵인해 온 아버지. 오히려 딸을 번갈아가며 성폭행 했다는 아들의 진술에 더욱 경악케했다.

이들의 파렴치한 범행은 지난 2일 괴로움을 참다못한 동생이 친구들에게 “죽고싶다”며 고민을 털어놨고, 이를 알게 된 친구들이 아주대병원 원스톱지원센터에 신고해 오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세상에 말하지 못할 비밀도 털어 놓게 만든 ‘원스톱(one-stop) 지원센터’. 상담위주의 일반 성폭력상담소와는 다르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의료ㆍ상담ㆍ수사ㆍ법률 등의 지원을 한꺼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11월 문을 연 지원센터는 피해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피해자 안정실을 비롯해 영상진료실, 진술 녹화실, 모니터실, 상담실 등을 갖추고 있다.

상담팀장인 박주영 씨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경우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성수치심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원센터에 오게되면 가장 먼저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더러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 직면하면 정신적 충격에 범인의 얼굴을 보고도 기억해 내지 못하는 일시적 기억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 곳에는 여성경찰관과 상담사, 간호사 등이 24시간 연중무휴로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 굳이 법원·경찰서를 방문하지 않아도 수사에 필요한 진술이나 증거채쥐 등이 한번에 이뤄진다. 사회에 노출되기 꺼려하는 피해자들을 위한 배려다. 또 성폭력 피해자들의 경우 피해 이후 72시간 이내에 증거채취 등을 해야 과학수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성폭력이나 가정폭력을 당한 여성들에게는 300만원 한도의 치료비도 지원된다.

박 팀장은 “지난해만 67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며 “책정된 예산으론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문을 연 뒤 2달여 만에 1년치 피해여성 지원비 책정예산이 동이 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가정폭력이나 결혼이민자 여성들의 피해사례도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박 팀장은 “외국인 여성들에 대한 가정폭력이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모든 업무를 담당할 수 없기에 지역 NGO단체들과 연계한 사업도 진행중”이라고 했다.

전체 신고건수 중 80%가 성폭력 피해자며, 경찰서를 통해 접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성폭력 피해 신고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더러는 남성간 성폭력도 접수 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정신적 충격 강도가 휠씬 크기 때문에 치료도 쉽지 않다고 한다.

박 팀장은 “성폭력 행사자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성폭력을 예방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파견 근무중인 경기경찰청 여청계 김영주 경장은 “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 중 80% 이상은 다 기소되거나 범인을 찾을 수 있다”며 “당한 뒤 더럽다는 생각에 씻고 오면 오히려 증거채취가 어렵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경장은 “성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피하고, 주변인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등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성폭력은 검거 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폭력 및 가정폭력, 학교폭력을 당했을 경우 (031)216-1117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