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천원짜리 김밥을 찾아 보기 어렵다. 사내식당도 가격을 3천500원에서 4천원으로 올렸다.”
직장인 이순이(32·수원 권선구)씨는 요즘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 한달 점심식사 비용이 7만~8만원이면 충분했지만 요즘은 10만원도 넘는다. 1천원하던 김밥은 1천500원으로 올랐고, 떡볶이와 라면 등 분식도 일제히 500원씩, 일반 식당도 500원~1천원 이상 올려 받는다. 자장면 등 중국음식점도 덩달아 가격을 올렸다. 붕어빵도 1천원에 4개에서 3개로 줄어든지 오래다.
● 줄줄이 오르는 식·음료, 생필품에 장보기 겁난다
주부 한영애(40·수원 장안구) 씨. 10만원을 들고나가도 장바구니가 한없이 가볍다. 이젠 장보기도 무섭다. 한씨는 “물가 치솟는단 말에 그다지 실감하지 못했는데 이제 피부로 와 닿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에 비해 달걀 한판이 3천원에서 4천원으로, 밀가루 3㎏짜리 한 봉지가 무려 1천200원이나 뛰어 4천800원에 이른다. 라면값도 최근 100원 오르면서 한 봉값이 800원을 넘어섰다. 때문에 식료품 사재기 현상이 곳곳에서 빚어진다.
한씨는 밀·옥수수·대두 등 주요 농산물의 국제 시세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달마다 15~30%씩 꾸준히 오르고 있고 이로인해 각종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는 소식을 접하면서 걱정이 앞선다.
앞으로 요쿠르트 등 발효식품도 내달부터는 오를 예정이고 유가 폭등에 따른 비누, 샴푸 등도 줄줄이 올릴 예정에 있어 고정된 수입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밖에는 달리 뾰쪽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1일 지난달 수입 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 보다 무려 21.1%나 올랐다고 발표했다. 1월에 비해서도 3%나 오른 수치다. 석유를 비롯해 국제 원자재 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고, 곡물값도 상승세다
● 급등한 교육비에 가계부는 온통 빨간불
더욱 큰 문제는 교육비 인상이다. 고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김모(46.여)씨는 “공교육비가 인상된데다 교재비와 교복 구입비 등 들어갈 돈이 어마어마하다”고 하소연했다.
도내 고교 수업료(1년)는 지난해 133만2천원에서 3%오른 137만1천600원이다. 입학금은 1만6천100원으로 동결됐다. 참고서 및 교재 구입비, 급식비와 자율학습비 육성회비 등등으로 나가야할 돈이 자그마치 40여만원에 이른다. 20만~40만원에 이르는 교복비를 제외한 가격이다.
여기에 영어열풍이 더해져 사교육비 부담은 가계를 휘청이게 하고 있다.
권선구 C학원의 한달 수강료(초등 국·영·수)는 27만원대. 가격은 올리지 않았지만 교재 구입비 등은 5~6만원으로 거의 2배 이상 올랐다. 망포동 김영미(36)씨는 둘째 아들 유치원비가 20여만원에 통학비 와 잡비 등을 포함하면 30여만원이 들어간다. 첫째 과외비를 포함하면 거짐 80만원에 달한다.
김씨는 “한달 수입은 세금때면 220만원 남짓한데 매달 집 대출금 상환에 60만원, 생활비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개탄했다. 사교육비 증가로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었다.
수원지역 대학 등록금도 6~7% 올라 인문계는 400만원대, 공대나 의대는 5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더이상 낮설지 않은 가격대다.
● 외식·장보기 횟수 줄이고 수돗물·전기 아껴보지만 깜깜
대부분 서민가계서는 전기, 수돗물 아껴쓰는 것은 기본이고 한달에 한번하던 외식은 물론 장보기횟수까지 제한하는 등 가계 초긴축에 들어갔다.
먹거리나 사교육비 부담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의류나 신발 등 구입은 엄두도 못낸다. 회사원 심모(32)씨는 “봄옷을 장만하려 해도 생활비에 쪼들리다 보니 와이셔츠 하나 구입하기가 빠듯하다”며 “심지어 아이가 좋아하는 피자도 마음놓고 시켜주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불똥이 엉뚱한 것으로 튀어 의류 및 잡화, 가전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매산로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이모(29) 씨는 “꼭 필요한 물품외에는 소비를 극히 줄이고 있어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날뛰는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부 한영애 씨는 “쓰레기봉투값을 비롯한 각종 공공요금이나 안올라야 할텐데 걱정이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물가관리에 나서야 할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