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부동산 시장 ‘春來 不似春’

거래는 끊기고 미분양 쌓이고, 수요자 광교신도시에만 ‘관심’

만성피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이사철을 맞은 2월 ‘반짝’ 특수를 누린 뒤 소강상태다. 특히 올해 하반기 광교신도시 분양까지는 급매를 제외한 물량이 빠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분양시장에도 큰 타격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분양시장 침체 속 대출 규제 여파로 중대형 아파트 분양이 쉽지 않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가 분양을 내놓기 시작하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수요자들이 많아 분양시장이 살아날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또 후반기부터 재건축 아파트 입주가 시작하면서 주변 아파트 시세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광교신도시가 뭐길래

수원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MB정부가 거래세 감면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키로 했다가 후반기로 늦쳐지면서 꿈틀거리던 주택시장도 잠잠해졌다. ‘지켜보자’는 수요자들이 대부분이고, 실거주 목적의 아파트 수요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수원지역은 오는 10월 광교신도시가 첫 분양에 나서는데다 미분양 아파트들이 산재해 있어 부동산 시장의 활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망포동 L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달 주말께 전세 물량과 급매물량 4~6건 정도 거래가 이뤄졌을 뿐 이사철임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했다.

영통동 유일공인중개사 김순관 공인중개사도 “대학가나 고교 등 일부 신입생들이 원룸 등의 거래는 활발했지만 아파트 거래는 좀처럼 찾아 보기 힘들다”고 하소연 했다.

망포동 늘푸른 벽산아파트 109㎡가 3억~3억5천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동수원 LG빌리지(2차) 115㎡가 3억5천~4억2천만원에 거래가가 형성되고 있지만 가격변동은 없다. 장안구 정자동 경남아너스빌 105㎡ 2억9천만~3억5천만원, 조원동 한일아파트 109㎡ 2억8천700만~3억8천만원, 팔달구 우만동 월드메르디앙 102㎡가 3억6천500만~3억9천500만원 선에서 거래가가 형성되고 있다.

이사철인 2월 예년 같으면 물량이 없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찾는 사람들이 극히 드물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손 없는 날’인 2월 마지막 주 거래된 5건 내외의 계약 실적이 2월 평균 실적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매매계약이 아닌 전세가 대부분이다. 3월 들어서는 부동산을 찾는 발길은 물론 문의 전화도 뚝 끊긴 상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명품’이라는 기대감이 큰 광교신도시가 순차적으로 분양에 나섬에 따라 청약 대기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최근 수원지역 청약에 나선 아파트들이 청약률 ‘0%’ 가까이 나오는 것도 청약통장을 아끼려는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권선동 S부동산 관계자는 “광교신도시의 분양 혜택을 받는 사람은 몇 명 안되는데도 어찌나 기대감이 큰지 웬만한 아파트들은 눈에도 안 찬다는 반응이 팽배하다”고 했다.

한편 오는 10월 울트라건설이 광교신도시에 113∼149㎡ 1천188세대를 첫 분양한다.

● 신규 분양에도 악영향 우려

지난 4일부터 분양에 나선 영통 신창 비바패밀리 1·2단지 387세대의 청약결과 단 1세대만 분양됐다. 청약율은 ‘0%’나 다름없다. 1단지 113~151㎡ 236세대 중 1세대만 청약됐고, 2단지 132~180㎡ 142세대는 모두 미분양으로 남았다. 분양가는 1천400만원대.

주변 아파트들도 대거 중대형 위주로 구성돼 고급주거단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특히 등기 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분당선 연장선과 영통~양재간 고속화도로라는 개발호재 속 분양에도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초 분양에 나섰던 희성건설도 희성연인 아파트 112㎡ 114세대 중 단 1세대만 청약에 성공했고, 수원장안 스위첸도 151㎡ 218세대 중 12세대만 청약하는 등 줄줄이 미분양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신창건설은 청약율을 높이기 위해 ‘발코니 트기’를 아예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통상 1천만원에서 많게는 2천만원이 소요되는 발코니 트기 공사의 비용을 부담한다고 해도 청약자들의 도장을 받진 못했다. 희성건설도 인계사거리에 견본주택을 열고 미분양 털기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중이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아파트 대부분이 중대형 위주로 구성돼 대출 규모가 큰데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한 아파트들로 청약자들이 꺼리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대출규제가 엄격해 졌고, 미분양 아파트들이 속출하면서 굳이 청약 통장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원지역의 경우 후반기부터 화서 천천 푸르지오 아파트를 비롯해 신매탄 두산위브 하늘채, 화서 주공2단지 등이 줄이어 입주를 시작한다. 통상 아파트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 이사시장은 활기를 띄지만 주변 부동산 시세는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올랐던 화서 푸르지오 아파트 시세는 현재 105㎡가 4억2천여만원 선이다. 애초 분양당시보다 1억3~4천여 만원이상 오른 가격이다.

화서동 하나로 공인중개사사무소 김순월 공인중개사는 “정자2지구는 입지조건이나 교통·환경 등이 좋아 주거단지로 인기가 많은 곳”이라며 “하지만 푸르지오 입주가 시작되면 주변 아파트 시세는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귀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