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인적이 드문 곳에 불편함은 없는지 물었지만 한 감독은 오히려 공기 좋고, 조용하니 광교산을 산행 훈련장으로 쓸 수 있어 좋다고 사람 좋은 웃음을 내보였다.
수원에서 나고 자라 국가대표를 지내고 근 20년 간 한양대학교 축구부의 사령탑을 맡았다가 고향인 수원 여자 축구팀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베테랑 지도자이자 수원고 동문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수원사람이었다.
여자 선수를 처음 맡은 한 감독은 사람들에게 “남자 선수보다 예민한 여자 선수들이니 특정 선수를 편애하지 말고 고루 다독이라”고 충고 받았다.
“여자다보니 아무래도 남자 보다 기동성, 움직임이 떨어져서 처음엔 좀 답답했지. 하지만 그거 외에는 아직은 딱히 잘 모르겠어.”
그러나 한 감독을 당황스럽게 한 것은 의외의 문제였다. “살이 찐다고 밥을 안 먹는 거야. 뭘 먹어야 힘이 있어 운동을 하지. 그래서 밥은 먹고 운동해서 살 빼라고 더 산으로 끌고 올라갔어.”
여자팀 지도자로써 얼마 전 여성 스포츠계에 파문이 일었던 성추문 사건에 대해 조심스럽게 묻자 “아들 한종원(내셔널리그 경찰청)과 조카 한동원 (성남 일화)도 축구를 해. 나한테 애들은 딸 같은 자식이지 뭐. 우리 팀 막내도 날 아빠라고 불러. 그렇잖아도 여자팀을 맡자마자 그런 일이 생겨서 괜히 맡았나 하고 생각도 했었어” 고 안타까워했다.
“아들이 축구를 하는 게 자랑스러워. 잘 하고 못하고의 문제를 떠나서 내가 그 녀석에게 보여준 모습이 형편없지는 않았다는 뜻이니까”라고 한 감독은 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선수들에게도 아들에게도 인자한 아버지 모습 자체였다.
주장 김유진 선수는 “감독님이 장난끼가 많으시고 말씀 하시는 것도 권위적이지 않아 다른 감독님들 보다 훨씬 편하고 훈련 분위기도 화기애애하다”고 팀 내 분위기를 전했다.
정성은 선수도 “자연스럽게 아빠라고 불렀어요. 훈련 중에 실수가 나면 화내시지 않고 몇 번이고 이해 할 때까지 다시 가르쳐주세요”라며 한 감독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수원시 여자 축구단은 드래프트 낙오자와 타구단에서 차출된 선수들 중에 공개 선발과정을 통해 20명의 선수를 뽑아 창단했다.
아직 팀 전력이 약하지만 지난 2월 열흘 간 포항에서 실시한 전지훈련에서는 위덕대, 영진대, 울산 과학대를 상대로 2승2패4무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한 감독은 “3~4골은 먹을 줄 알았는데 아주 잘하더라구” 하며 웃었다.
올해는 드래프트 우선 지명으로 2명, 추첨에 의한 1명 지명 등 총 3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한 감독은 “드래프트에서 좋은 선수가 들어오고 잘 다듬어 1년 안에 팀 전략을 기존 실업팀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1차 목표다” 며 “협회와 협의 중인 사안이 잘 마무리 되면 오는 5월 도내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한 감독은 “열악한 여자 축구계에 구단를 창단해 주신 시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 여자 축구는 남자 축구만큼 재밌고, 앞으로 가능성이 무한한 종목이다. 축구인으로써 내 고향 수원에서 시민들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으니 시민들의 많은 성원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