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수인선, 나의 기차왕국서 부활”

권선동 ‘레고 마니아’ ┃ 방한교버스운전하며 13년째 블록쌓기에 흠뻑… “삶의 활력소”

▲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수원여객 82-1번 버스를 운전하는 방한교(50·권선동) 씨는 자신만의 거대한 ‘기차마을’을 건설했다. 소방서에서부터 대형 빌딩, 굴다리, 산속을 관통하는 터널 등을 혼자 힘으로 모두 만들었다.

어린이용 장난감 ‘블록’을 쌓아 거대한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한 방씨는 ‘레고 마니아’다. 첫째 아들(15·중학생)의 장난감을 우연찮게 가지고 놀다 흥미를 붙인지 13년째.

이젠 ‘블록 쌓기 달인’으로 통하는 방 씨가 보유한 블록 수는 몇 년 전 10만개를 헤아리다 지금은 포기했을 정도. 조립도나 설계도 하나 없이 눈대중으로 뚝딱 쌓아 올리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애들도 아니고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레고 속 세상에서 저는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참 레고에 빠져 살 때는 수입의 상당한 부분을 장난감 구입에 쏟다 보니 아내 김은희(48) 씨와 다툼도 잦았다. 자녀들의 교육비를 생각치 않을 수 없는 김 씨는 남편을 이해하면서도 장난감에만 빠져 사는 것이 못마땅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거실 전체를 기차마을로 만들어 놨으니….

방 씨는 요즘 ‘기차 놀이’에 푹 빠졌다. 옛 수인선이 지동을 통과할 때 기찻길 옆에 살았던 추억이 기차만들기의 매력으로 이끌었다. 기존 기차마을을 모두 부수고 새로운 ‘산속 기차왕국’을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방 씨에게 ‘블록’은 현실에서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세상이고, 자신과 마주하는 곳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레고는 전체 생산품의 20%밖에 되지 않아 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알음알음 한다. 방 씨가 가입한 동호회 회원만 전국 8천여명. 이중 30~50대의 일명 레고 마니아가 3분의 2이상을 차지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