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미분양물량은 12만9천652세대로 역대 최다 미분양 사태를 빚은 1996년 7월 12만7천537세대를 넘어섰다. 준공을 마친 아파트도 1만9천948세대에 이르는 등 주인 없는 아파트가 속출했다.
수원시 역시 빗겨갈 수 없었다. 적체된 아파트만 2천802세대로 수원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통계가 과연 얼마나 정확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업체가 제공하는 미분양 자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데다 지난 2월 통계조차 4월 중순에서야 발표하는 등 부동산 경기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못한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수원시가 매달 발표하는 미분양 통계(2월 기준)에 의하면 지난해 말 1천364세대로 수원지역의 미분양아파트가 1천 세대를 넘어서 1월 2천400세대, 2월 2천802세대 등 눈덩이처럼 쌓여가고 있다. 하지만 2월 통계도 4월 11일에야 발표했다. 국토해양부 미분양 통계 담당자는 3월 통계도 언제쯤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실토했다.
2달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발표된 미분양 통계가 주택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총선 이후 분양시장도 변화를 겪고 있다”며 “그런데 미분양 통계의 기본 취지와는 동떨어지게 소비자들에게 전혀 정보제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미분양 주택 통계의 가장 큰 비밀은 건설업체들의 자체 자료 제공에 있다. 미분양주택 수집 및 집계 방식이 전적으로 건설업체나 분양대행 업체에서 제공한 자료를 합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한 달 이상의 합산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들이 분양 등을 고려해 정확한 통계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미분양을 축소하거나 분양이 잘되는 것처럼 보고해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영통구 S부동산 관계자는 “행정기관의 미분양 통계가 신뢰성을 잃으면 수요자들에게 혼란만 야기 시킬 수 있다”면서 “실제 망포동 일대 분양에 나선 건설업체의 분양률이 높지 않음에도 마치 거의 분양이 완료된 듯 홍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국토해양부는 주택법의 한계성을 들먹이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수원시도 업체별 미분양 통계 자료 요청에 난색을 보였다. 현행 주택법은 주택정책관련 자료 수집차원에 근거해 작성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미분양 주택 현황자료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업체별 미분양 현황은 건설사들의 분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극도의 비밀’로 다뤄지는 모습이다.
본보가 업체별 통계를 위해 수원지역에서 분양에 나선 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전체 분양률이 50% 이상에 육박했고, 4월 들어 70% 이상에 도달했다는 업체가 수두룩했다. <본보 4월 15일 참고>
그러나 부동산 정보업체나 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명품’ 광교신도시와 분양가가 저렴할 것으로 예상하는 동탄신도시, 호매실 등 대규모 택지개발중심에 있는 수원에서 분양률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우세하다. 실시간으로 검색되는 금융결제원의 주택 청약 정보에서 청약률 ‘0’에 가까웠던 아파트가 단적인 예다.
팔달구 M부동산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투기목적의 아파트 구매가 재미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을 제외하면 투자가 얼마나 이뤄질 것인지 의문”이라며 “특히 미분양 주택은 피하자는 쪽의 수요자들이 많다”고 했다.
일부 수요자들은 정부가 건설업체에 휘둘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광교신도시 청약을 기다리는 이모(36·여) 씨는 “정부가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최우선으로 한다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정보 제공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있다”며 “통계 수집상 문제가 있다면 건설사들이 정확히 보고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면 될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