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學·硏’ 협력체제없이 제조업만

수원지방산업단지를 가다 긴·급·진·단 입주 그 후… 1년4개월집적효과 약발 있긴 하나

수원지역 곳곳에 산재한 공장부지를 한 곳으로 모으고, 유사한 업종의 집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키겠다는 것이 수원산업단지(이하 수원산단) 조성 목적이다.

한일합섬이 빠져나간 27만㎡를 그대로 고색동으로 옮겨와 수원산단 1단지를 조성했고, 수원지역 일부 업체와 구로, 안산 등에서 이전해 온 전자부품과 통신장비 제조업체들로 채워져 운영 중이다. 일단은 공장을 한 군데로 모았으니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유사 업종의 집적효과는 무엇이며 시너지 효과는 있는 것일까.

수원산단 1단지에 입주한 업체 대부분은 ‘집적효과’에 고개를 저었다.

대양정밀 김현석 대표는 “비슷한 업종을 한데 묶어 놓는다고 해서 시너지 효과가 뒤따르는 것이 아니다”면서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능을 하는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 대학들이 네트워크를 이룰 때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1단지 내 7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지만 산·학·연 클러스터를 형성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수원지방산업단지협의회(이하 수단협)는 수원시에 대학이나 연구소, 상공회의소 등과 연계할 연결고리 몫을 기대하고 있다.

아주대, 성균관대 등 수원지역에만 5~6곳의 우수한 대학 및 자체 연구소가 들어서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제조업의 특성상 주변지역에 하청 업체 등의 입주가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산업단지 조성 당시 수원시가 보였던 산·학·관이 연계해 창업보육을 활성화하고, 기술집약형 지식산업을 지원함으로써 고부가가치 및 고용창출을 높이겠다는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시 관계자는 “밥상을 차려 놓을 순 있지만 떠먹는 것은 당사자”라고 일축했다.

현재 시가 이들 기업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은 각 대학의 연구 활동 참여의사 등의 소식을 공고문이나 팩스 등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전부다.

미국 등 선진국이나 국내 성공적인 산업단지 성공사례와는 대조적이다.

미국은 70년대 들어 캘리포니아 사막지대에 스탠퍼드대학을 중심으로 한 실리콘밸리를 형성해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 산업 집적지를 만들었다. 같은 업종의 집적이 아닌 산학연 클러스터를 통해 산업인력을 길러내고,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력 확보와 개발이 주효했다.

국내선 원주 태장동 의료기기 산업기술단지가 대표적이다. 지난 98년 연세대 원주캠퍼스(의공학과)와 원주시 그리고 기업들이 산학협력 체제를 구축하면서 오늘날 ‘의료기기산업의 메카’로 통한다.

또 정부지원을 받아 건립한 연세대 원주캠퍼스 내에 ‘첨단 의료기기 테크노타워’는 창업보육업체·기업부설 연구소 등이 입주, 교육지원·첨단의료기기장비지원·핵심기술·마케팅 등 의료기기 전반에 걸쳐 자문 및 기술 등이 한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원주의료산단은 대학과 병원 등의 풍부한 연구 인력과 지자체의 육성의지, 유사기업의 집적화, 정부지원, 교통여건 개선 등을 이끌어내 ‘윈-윈’ 전략으로 열매를 맺었다.

수원시도 앞으로 수원지방산업단지(이하 수원산단)를 IT의 메카인 삼성공업단지에 이어 산업단지 특구 지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제조업에 국한된 특색 없는 산단 및 지역과 아무런 연계성 없는 구조로는 특구지정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외 성공사례를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산단협 관계자는 “산학연이 한데 모여 지역발전과 산단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면서 “기업이 알아서 하라는 것은 손 놓겠다는 소리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