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感’ 좋다… 마음도 발걸음도 가볍게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5월 수원을 걸어보자

▲ 지난 16일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으로 견학 온 유치원 어린이들이 밀밭 오솔길 걷기 체험을 하고 있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누가 봄을 밟고 갔을까. 실록이 푸른 5월도 이제 막 초여름의 문턱을 넘어섰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 어디론가 막 떠나고 싶지만, 막상 길 막혀 고속도로에 시간을 버릴 생각 하니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교통 정체는 염려 마시라. 멀리 갈 필요 없이 가족과 손잡고 근교로 산책하러 나가보자.

● '고향의 정취' 농촌진흥청 작물 연구현장 밀·보리밭

눈 부신 햇살이 기분마저 상쾌하게 만드는 5월. 집에서 리모컨만 누르고 있기에는 날씨가 아깝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라면 도심 아파트와 콘크리트 건물 속에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푸른 들판으로 나가보자.

서수원 터미널에서 탑동 방향으로 수원서부우회도로를 약 2km 달려 자혜학교 방향으로 좌회전해 400m 정도 가다가 자혜학교 못 가서 우회전해 700~800m 가면 작물 과학원의 탑동 밭작물 연구 시험 포장 단지가 나온다.

6만여㎡의 너른 들판에 있는 겨울 작물 연구 현장에는 겨우내 차가운 겨울 땅을 뚫고 솟아올라 이제 수확을 기다리며 알이 영글어가는 초록색 밀밭과 보리밭의 장관을 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오는 31일까지 평소 볼 수 없었던 밀, 보리, 호밀, 귀리 등 희귀 작물들을 어린이와 청소년, 일반 시민들을 위해 학습 차원에서 개방했다.

방문한 시민들은 너르고 푸른 밀밭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거닐면서 청보리와 귀리 등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작물 과학원은 방문자들에게 잡곡 종자를 이용한 종자 화분을 직접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직접 만든 종자 화분은 집으로 가져가 종자가 자라는 과정을 집에서도 관찰할 수 있게 해 아이들의 자연학습과 더 큰 즐거움을 가져다줄 것이다.

어른들도 생소한 낯선 작물들 생김새에 자녀들에게 설명해 주기 난처하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보자. 연구 단지에 항상 상주해 있는 작물 과학원 소속의 농업 박사님들이 언제나 친절하게 각종 작물을 설명해주고 안내해줄 것이다.

용인 충성 어린이집 교사 이미경(32·풍덕천) 씨는 “유치원에서 많은 음식의 원료가 되는 밀가루에 대해 수업을 하고 있다. 책과 화분으로만 보던 밀을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뽑고 까보고 체험할 수 있어서 훨씬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함께 온 6~7살 아이들 50여 명도 “좋아요! 재밌어요!”를 외치며 처음 보는 밀을 뽑아 손에 쥐고 흔들었다. 견학 신청: http://www.nics.go.kr  

● '초록빛 쉼터' 광교산

‘어디로 갈까? 수원에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기 전에 떠올리는 것이 바로 광교산이다. 높이 582m밖에 되지 않는 산이지만 ‘물의 도시’ 수원에 수원의 몫을 하는 진산이다.

시내 중심에서 차로 10분이면 광교산 입구 광교저수지에 닿는다. 저수지 입구 광교공원은 나무와 물이 어우러져 주말이면 수도권 일대에서 찾아온 등산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또 노래하는 음악 분수도 눈길을 끌 만하다.

반딧불이 화장실로 올라가는 등산코스도 있지만, 가족들과 산책하기에는 광교저수지를 따라 걷는 것이 훨씬 좋을 듯하다. 물오리 떼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산책로가 광교 쉼터까지 이어진다.

이곳은 해 질 녘 산등성이에 걸려 있는 태양이 광교저수지에 비추는 빛이 잔잔한 물결에 반사되는 모습이 압권이다. 연인과 데이트 코스로 주목받는 이유기도 하다. 가끔 인라인을 탄 동호인들이 손을 흔든다면 어색해하지 말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것도 산책의 기분을 ‘UP’ 시켜 줄 것이다. 불과 2㎞ 남짓한 거리다.

나지막한 등산로를 산책하고 싶다면 광교저수지 중간쯤 난 길을 따라 오르는 백년수약수터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능선이 완만한데다 소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 삼림욕을 하기에 적소다. 상쾌한 기분과 함께 수목에서 발산하는 항균작용으로 몸속까지 확 뚫리는 시원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광교산 상광교 버스 종점 초입까지 산책했다면 작은 정자와 호수가 운치를 더하는 연못을 발견할 수 있다. 아담한 다리를 건너면 둘이 손잡고 걷기에 딱 좋은 산책길이 나온다. 토끼재나 절터 약수터까지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이 만들어 내는 햇빛 그림자를 밟으며 산책의 묘미에 심취할 수 있는 곳이다.

등산이 아닌 이상 약수 한 사발 마시고, 적당히 산책을 끝내는 것이 내일을 위해 좋을 수도 있다. 족히 3~4㎞는 걸은 셈이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절터 약수터에서 400m만 더 오르면 드넓은 억새밭도 펼쳐진다. 아쉽게도 억새는 7~9월쯤 돼야 누렇게 익어 머리를 굽혀 인사하니 지금은 때가 아닌 모양이다.

● '조상의 숨결' 수원화성

수원에서 화성을 빼놓는다면 그것은 속된 말로 ‘앙꼬없는 찐빵’ 논하는 것이다. 꽃피고 푸른 5월에 더 아름다운 화성을 자녀와 산책해보자.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상의 지혜를 엿보며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장소다.

경기도청이 있는 팔달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숨이 가쁘기도 전에 서장대에 오르기 때문에 노약자가 아니라면 충분히 오를 수 있다. 서장대는 2층 누각에서 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조선시대 전쟁 시 적을 감시하기 위한 곳이었다. 과거 통신수단인 봉화대도 볼 수 있다.

성곽을 따라 걸어 내려가면 장안문 장안공원에 이른다. 성벽을 감싸는 담쟁이넝쿨들은 성곽의 운치를 더해준다.

다음 코스는 수원천을 가로지르는 화홍문. 7개의 석교로 수문이 설치돼 수문 아래로 쏟아지는 물보라는 ‘화홍관창’이라 해 장관을 이룬다. 오른쪽에 있는 방화수류정은 아래로 내려 보이는 정원을 감상하는 휴양처와 물길을 따라 침투할 수 있는 적들을 감시하는 군사적 목적을 동시에 충족하는 한국 근세 건축 예술품 중 대표작으로 웅대하고 화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연무대에 다다르면 활터에 도착한다. 1천 원으로 국궁을 체험할 수 있다. 활시위를 힘껏 당겼다가 놓는 그 순간에 ‘피융!’하고 날아가는 화살은 묵힌 스트레스까지 날려버리는 느낌이다. 

매일 시내를 지나면서 보기만 하던 화성 열차도 한 번쯤은 타보자. 팔달문 강감찬 장군 동상에서 승차해 장안공원, 화홍문을 거쳐 연무대에서 하차하는 노선과 연무대에서 출발해 화홍문, 장안공원을 거쳐 팔달문에서 하차하는 두 개의 노선이 있다.

각 출발지에서 25분 간격으로 매주 월요일과 눈·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각 12회 운행된다. 성인 1천500원·청소년 1천100원·어린이 700원/ 편도 30분 소요/ 매표소 국번 228 - 팔달산 4683, 장안공원 4685, 화홍문 4684, 연무대 4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