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춤이나 무속인 춤이나 똑같은 종합예술”

경기 전통춤 연구회 ┃ 고성주 회장무형문화재 도당굿·승무 살풀이 이수자, 2천여명 제자 길러매월 2회 이상 양로원 등 찾아 춤·노래 등 공연 봉사해 와

▲ 경기 전통춤 연구회 ┃ 고성주 회장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지동 제일교회 옆길 언덕을 올라가면 유독 깃대 꽂은 집들이 많이 눈에 띈다. 골목 언덕길을 오르면 나무 현판이 걸려 있는 2층 집이 보인다.

바로 경기 전통춤 연구회 회장이자 경기 무형 문화재 제98호 도당굿 이수자이며, 경기 무형 문화재 제8호 승무 살풀이 이수자 고성주(52·지동) 씨의 집이자 연습실 고려암이다.

2층 연습실에 오르자 창 밖으로 펼쳐진 화성의 외벽이 눈에 들어온다. 장안공원, 팔달산, 연무대 등에서 늘 보던 성곽의 모습과 다른 그저 성곽만 길게 뻗은 풍경이 생소하기도 하고 그 멋스러움에 넋이 나간다.

고씨는 “성곽이 참 멋지죠? 매일 보면서도 매일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마음을 닦게 돼요”라고 전했다.

고씨는 교동에서 태어나 1970년대 중반 국악과 사물을 배우고 익혔다. 그러던 중 1976년 신내림을 받아 무속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됐고 춤까지 배우게 됐다.

“무속인 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서울굿, 강원굿, 충청도굿 등을 팔도를 떠돌며 배우게 됐어요. 같이 배우던 동기도 있었는데 나는 무속인의 길로 동기는 춤꾼으로 길이 갈려 가게 됐죠.”

이후 조선시대 수원화성 지역의 춤과 기예를 관장하던 화성 제인청 출신의 故 이동완 선생에게 승무를, 경기민요 명인 故 지연화 선생에게 민요를, 무형문화기능인 오수복 선생에게 경기 도당굿을, 故 최영옥 선생에게 경기 안택굿을 사사 했다.

고씨는 1983년부터 많은 무녀와 한국 무용 전공자들에게 한국 고유의 각종 굿을 전수하고 있다. 굿판에 나오는 다양한 노랫가락, 춤사위, 악기연주, 음식까지 가르치며 오늘날 퇴색해가는 무속 신앙과 그 문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TV에 나오는 춤들을 가끔 보면 춤에 따라 음악도 달라지는 법인데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무속에 나오는 가락, 춤, 노래…. 모두가 결국은 종합예술이에요. 전수해 나가지 않으면 결국 사라지지 않겠어요?”라고 말하는 고씨는 그를 거쳐 간 제자만도 2천여 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또한 고씨는 잊혀 가는 경기도 화성 제인청 춤을 복원하고 경기 음악들을 다듬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항상 제자들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착하게 살아라, 남을 위해 살아라, 겸손해라 라고 가르칩니다.  다행히 제자들이 모두 착해서 잘 따르고 받는 것보다 주는 것에 익숙해 살고 있어요.”

고씨의 제자들은 스승의 뜻을 받들어 월 2회 이상 양로원 등에 무용공연으로 봉사하고 고씨가 매년 5월이면 여는 경로잔치에도 쫓아와 음식도 하고 춤과 노래로 약 1천명 정도의 어르신들을 대접했다.

고씨는 “무당이니 비과학적이니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고 그저 춤과 가락, 노래가 함께하는 종합예술로서 자식들 잘되라고, 나라 잘되라고 온 마음을 다해 빌었던 우리 조상의 마음에서 비롯된 전통 예술의 맥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길 바랄 뿐이에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