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서주공2단지 세입자 노숙 시위가 藥(?) 이주대책 풍속도 바꿨다

후발 개발사업 신청단계부터 세입자 대책 마련, 갈등 줄어

수원지역 재건축 등 노후화된 도심의 주거환경 정비·개발사업의 세입자 이주대책 풍속도가 변화하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 등 노후화된 도심의 주거환경을 정비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세입자 이주대책을 마련하라’는 항의 집회가 눈에 띄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원시청 정문 앞에서 858일째 노숙 시위를 벌이는 화서주공2단지 세입자들의 선례가 남긴 파급 효과로 풀이된다.

시와 조합·추진위 등에 따르면 현재 수원지역에는 화서주공2차 아파트 재건축 단지 등 재건축 20여 곳, 매교동 등 주택 재개발 22곳, 세류동 등 주거환경개선 3곳 등 곳곳에서 재건축 조합을 비롯해 추진위 등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그럼에도 흔히 재개발 사업에서 볼 수 있는 ‘세입자 이주대책 마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찾기가 어렵다. 세입자 대책을 축소하려는 정비사업 시행자와 이전에 필요한 충분한 보상을 요구하는 세입자 간 첨예한 갈등을 빚곤 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이후 수원지역의 재건축, 재개발 등의 사업이 진행되는 40여 곳의 개발사업지역에서 세입자 문제로 인한 갈등이 크게 줄고 있다. 아직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곳을 차지하더라도 이미 보상이 이뤄지거나 철거가 끝나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에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 세입자 문제가 줄어든 데는 화서주공2단지 아파트 세입자들의 노숙 시위가 한몫했다.

지난 2006년 2월 이 재건축 아파트 세입자 가족 8세대 주민 15명이 재건축으로 아파트가 철거된 뒤 거리로 나앉게 되자 시청 정문 앞 인도에 천막을 치고 노숙하며 수원시에 ‘이주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해 왔다.

아직도 갈등은 풀릴 기미가 보이진 않지만, 858일째(지난달 30일 현재) 벌이는 이들의 노숙 시위가 다른 개발사업지역 세입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안석훈 화서주공세입자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개발이익 등을 높이기 위해서 세입자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거리로 내몰고 있는 것이 개발사업”이라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우리 다음 개발사업 지역에서는 조합과 세입자 간 비교적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화서주공2단지 후발 개발사업 주자인 인계주공, 권선주공2단지, 인계동 향원아파트 등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에서 철거 당시 반발 등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후 세입자 이주 대책 등이 나오면서 시위를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 지역의 세입자들이 화서주공2단지 세입자들에게 시위방법이나 법률적 자문 등을 구하기도 했다. 특히 오랜 시위와 농성 등에 시달린 시가 세입자 대책 마련을 조합이나 추진위 쪽에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애초 도정법(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한 사업신청 단계부터 임대주택 등 세입자 대책을 세우도록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임대 비율이나 이주비용 등 정확한 법률적 근거가 없어 갈등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