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등으로 그동안 고삐 묶인 분양가도 정부의 탄력적 건축 원자재값 적용으로 분양가 상승이 예상돼 수원을 비롯한 경기 남부권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적체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지역 건설사들이 하반기에만 5만2천여세대의 분양물량을 쏟아낼 예정이어서 미분양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 건축비 인상 불가피… 분양가도 덩달아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철근, 레미콘 등 건설 자재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주택건설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됨에 따라 단품슬라이딩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입법예고했다.
단품 슬라이딩제도는 자재가격을 반영해 6개월마다 건축비를 조정하는 것과 상관없이 가격이 급등한 품목은 6개월이 되기 전이라도 올려 주는 제도를 말한다. 현행 1년에 3월과 9월 두 차례 조정되지만 앞으로는 3개월 단위로 인상분이 반영된다.
따라서 지난 3월 1일자로 고시된 기본형 건축비 중 3개월 새 가격이 15% 이상 오른 철근, 레미콘, PHC파일, 동관 등 4개 품목(46개 세부품목)은 6월부터 건축비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 적체 현상의 주 원인을 꼽히는 고분양가 논란이 다시 재점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분양가 상승요인이 잇따라 미분양 아파트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114 한 관계자는 “경기도 내 미분양 아파트 2만여세대 중 수원 등 경기 남부권 지역에 40%가 집중돼 있다”면서 “특히 이들 지역은 최근 분양가격이 주변시세보다 무려 400만~500만원 이상 높아 미분양되는 아파트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가격이 다소 내려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 적용 아파트가 수도권 내 단 한 곳도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분양가가 치솟는다면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될 것은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3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총 13만1천757세대로, 지난 1996년 2월(13만5천386세대) 이후 12년 1개월 만에 최대치에 도달했다. 전국 시도별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경기도 2만685세대 중 수원시가 고양시(6천256세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천33세대를 기록했을 정도다.
● 분양가 상한제 무용지물… 고분양가에 미분양 쌓인다
이런 가운데 스피드뱅크가 경부고속도로축을 중심으로 수도권 남부의 분양 물량이 하반기에만 총 5만2천290세대에 쏟아진다는 통계치를 내놓았다.
지역별로 평택시가 1만6천664세대로 가장 많았고, 용인시(1만1천447세대), 수원시(9천358세대), 오산시(4천923세대), 안성시(1천867세대), 성남시(1천308세대) 등 분양 물량이 예정돼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 지역 집값이 내려가고 있어 설상가상이다.
현재(5월 30일 기준) 연초대비 집값 변동률이 경기 남부지역 용인 -1.06%, 수원 0.22%, 성남 0.39, 화성 -0.23%, 오산 2.63%, 평택 1.46%로 도 평균 3.21%에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는데다 주변 아파트값 하락으로 새로 분양할 아파트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광교신도시 내 울트라 건설이나 판교신도시 등 일부 인기 신도시를 제외한 아파트 분양은 미분양을 피해가기 어려 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