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밖에서 성으로 들어오려면 꼭 지나야 했던 길, 조선시대 정조 대왕도 능행차를 위해 수원 화성에 올 때 항상 지나야 했던 길 ‘장안문길’이다. 팔달문과 종로를 잇는 길로 현재도 석가탄신일 연등 행사나 정조 능행차 퍼레이드 등 수원지역 문화행사 시 행렬이 지나는 수원의 대표길이다.
● 원래는 북문길, 주변에 상가 밀집
장안문에서 수성사거리를 거쳐 이르는 약 530m의 5차선 도로로 본래 북문로(北門路)라고 칭했으나, 북문의 원명인 사적 제3호 장안문이 주변에 있으므로 ‘장안문길’이라고 개칭했다.
조선 후기 화성 밖 서울 쪽 진입로로 성안으로 들어가는 상인들이 많이 왕래했고 성 밖 평민들이 부락을 이루고 살다가 한국 전쟁과 1980년대를 지나며 종로와 남문시장의 상권이 발달하면서 성 밖까지 상권이 형성됐다.
1980년대 이후로는 수원역에서 서울로 갈 때 지나는 길목으로 독립적인 상권이 형성됐고 영통의 상권이 자리 잡기 전인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과 시민들로 밤늦게까지 붐비던 곳이다.
2~3년 전에는 성인 PC방과 실내 경마장으로 가득 차 골목마다 상품권 환전소가 들어서는 등 도박의 거리로 변질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80% 이상 철수하고 제과점, 구두점, 분식집 등 음식점 등이 대신 자릴 잡았다. 1일 유동인구는 3천~4천명, 주택가가 인접하고 인근에 학교도 많아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 서울로 통하는 24시간 개방 길
조선시대도 그랬듯 21세기인 지금도 장안문길은 서울로 가는 요지다.
서울행 중 유일하게 평일 24시간 운행하는 7770번 노선이 이곳을 지난다. 서울 사당과 수원 북문 간 소위 총알택시가 오가는 곳으로 요즘도 심야에 서울에서 내려온 택시가 다시 손님을 태우고 올라가기 위해 많이 정차해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의정부, 동두천을 가는 직행버스가 시간마다 지나고, 65번, 63번 등 안양으로 가는 버스도 많고 배차간격도 짧다. 또한 시내노선인 98번, 112번 등 화서, 천천 지구 등 시 외곽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시 중심가를 연결한 버스도 많다.
● 밤과 낮이 다른 카멜레온 같은 길
장안문길은 그 길의 긴 역사만큼 다양한 모습과 각양각색 분야의 상가와 사무실이 들어서 각자의 느낌을 내고 있다.
길 끝에 있는 장안문과 장안공원은 여유롭지만 한나라당 경기도 당사와 KT 수원지사는 평범한 시민들이 들어서기에는 문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또 동성 아울렛 앞은 장보기를 권하고 밤만 되면 불빛을 내는 모텔과 유흥업소는 장안문길의 또 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