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광교칼럼] 일월수목원, 그 동네 사람들은 참 좋겠다

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일월수목원 전경. (사진=필자 김우영)
일월수목원 전경. (사진=필자 김우영)

봄이지만 여름 같았던 4월 초 장안구 천천동 일월공원 내 일월 수목원에 다녀왔다. 요즘 벚꽃 구경에 신바람이 난 터여서 일월저수지 주변 벚꽃 감상도 겸했다.

벚꽃 만개 때 혼잡했던 팔달산 회주도로나 만석거 둘레길과 달리 한가로운 전원풍경을 보이는 일월저수지 벚꽃 나무아래서는 혼인식 사진을 찍는 청춘의 모습도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신랑은 한국인인데 신부는 서양인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국제 혼인은 흔한 일이 됐다. 지나가면서 “예쁘다”며 그 모습을 촬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일월저수지 벚꽃 아래서 혼인 사진을 찍는 커플. (사진=필자 김우영)
 일월저수지 벚꽃 아래서 혼인 사진을 찍는 커플. (사진=필자 김우영)

예약 시간이 많이 남은 터라 저수지를 천천히 돌았다. 벚꽃과 함께 어른 종아리만큼 큰 가물치와 잉어, 호반에 떠있는 새들을 구경하며 걷자니 참 편안하다. 이 동네에 사는 교장 출신 선배의 자랑이 수긍 된다.

예약시간에 맞춰 입구인 방문자센터 안으로 들어섰다. 방문자 센터 건물은 한쪽 면을 통유리로 만들어 수목원 전경을 조망할 수 있게 했다.

먼저 ‘식물학자의 방’에서 수원의 식물자원과 식물세밀화를 감상한 뒤, ‘햇빛정원’도 구경했다. 이곳엔 양치식물인 원시적인 식물들이 모여 있다. 급한 일이 없는지라 카페에 앉아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차도 한잔 마셨다.

방문자 센터 내부. (사진=필자 김우영)
방문자 센터 내부. (사진=필자 김우영)

일월식물원 개장은 5월이다. 정식 개장 전까지는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하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루 1000명 규모로 입장객을 받고 있다.

수원시에 따르면 일월수목원은 시민과 함께 조성한 ‘시민 참여형 수목원’이라고 한다. 2019년 3월 ‘수원시민, 수목원을 만들다’를 주제로 참시민토론회를 열어 시민들 의견을 들었다. 같은 해 수목원이 들어설 일월공원 안에 ‘소통박스’를 운영해 모은 시민 의견 1000여 건을 설계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웰컴 정원. (사진=필자 김우영)
웰컴 정원. (사진=필자 김우영)

10만1500㎡ 규모인 일월식물원엔 지중해 식물을 볼 수 있는 전시온실, 수생식물을 도입한 습지원, 사계절 꽃을 볼 수 있는 장식정원 등 8개의 주제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유럽의 정취를 선사하는 웰컴 정원을 통해 들어가는 전시온실에는 건조기후대를 주제로 지중해 식물이 전시돼 있는데 가자니아, 아카시아 알라타, 캥거루발톱, 호주매화, 골든볼, 헤스퍼 알로에 등 이름도 모양도 낯선 식물들이 눈길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전시온실 내부. (사진=필자 김우영)
전시온실 내부. (사진=필자 김우영)
캥거루 발톱. (사진=필자 김우영)
캥거루 발톱. (사진=필자 김우영)

도시환경에 접목한 초지의 아름다움과 숲, 생태적 가치를 알려주는 정원으로 꾸몄다는 초지원과 숲정원, 다산정원, 산림습원에는 병꽃나무, 춘추벚나무, 세롤라타 벚나무, 매미꽃, 꽃산딸나무, 비비추 깅코크레이그, 승마, 휴케라 카라멜, 함박꽃나무, 산딸나무 미스사토미, 노간주나무 등이 심어져 있다.

일월수목원이 더욱 소중한 것은 칠보산과 광교산 등 수원지역에 자생하는 칠보치마와 같은 주요 식물자원, 희귀·멸종위기 식물자원을 계승·보존하기 위해 체계적인 식물 수집·연구, 생태 보전, 생태 교육 등 공익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수목원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수목이 우거지지 않았고 꽃과 풀들도 자라지 않아 언뜻 황량한 느낌도 든다. 그러나 여름과 가을을 거치고 내년쯤이면 식물들이 다투듯 제 모습을 드러내리라.

일월수목원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