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광교칼럼] ‘신성한, 이혼’...그 배우는 수원사람 이상구

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전화가 왔다. 이상구 배우다. 출연료가 나왔으니 저녁을 같이 하고 싶다는 거다.

이상구 배우는 얼마 전 공예가가 하는 팔달문 인근 밥집 예술가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때 밥값을 내가 지불하자 “출연료가 나오면 저녁을 대접하겠다”고 해서 지나가는 말처럼 “그러자”고 했는데 정말로 잊지 않고 연락을 해온 것이다.

그는 JTBC 드라마 ‘신성한, 이혼’에 출연했다.

‘신성한, 이혼’은 3월 4일부터 4월 9일까지 12부작으로 방송됐다. 이혼 전문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 이상구 배우는 조승우, 황정민 등과 함께 출연했다.

이혼이라는 삶의 험난한 길 한복판에 선 이들의 이야기를 그려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아 종편임에도 최고 시청율 9.5%를 기록했다.

내 아내도 그를 알고 있었다. 저녁을 먹으러 간 봉담 식당의 셰프도 이상구 배우를 알아보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할 정도였다.

‘신성한, 이혼’ 남편 서병철 역으로 출연한 이상구 배우. (사진=화면 캡처)
‘신성한, 이혼’ 남편 서병철 역으로 출연한 이상구 배우. (사진=화면 캡처)

이상구 배우는 두 번째 에피소드에 남편 서병철 역으로 출연했다. 부인 박애란 역은 황정민 배우가 맡았다.

주된 줄거리는 시어머니의 모욕에 지친 아내와 그녀의 남편 사이의 갈등이었다.

서병철(이상구 분)과 결혼하게 된 박애란(황정민 분)은 시어머니의 괴롭힘을 당한다. 이를 알고 있는 남편은 아내에게 미안해한다. 그러나 어머니 말을 잘 듣는 아들은 매번 어머니 편을 들었다. 거기에 더해 공동명의 건물마저 어머니 명의로 멋대로 바꿔버리는 것을 계기로 아내와 사이가 멀어졌고 결국 아내는 고소를 한다. 하지만, 박애란(황정민)의 소송건은 재판까지 가지 않고 이혼 조정에서 부부의 화해로 일단락 됐다. 아내는 시어머니와도 화해했다.

이 드라마의 압권은 자신이 시어머니를 때린 것이 사실이며 변호사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눈물을 쏟아 내는 아내와, 솔직한 마음으로 숨겨둔 공증서와 녹취록을 꺼내는 남편, 서로의 진심이 확인되는 장면이었다. 격한 마음에 모진 말들이 오가긴 했지만 그 바탕에는 사랑과 존중, 서로에 대한 미안함과 애틋함이 자리 잡고 있던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부부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명장면” “이혼을 앞둔 부부가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도 받았다.

특히 “이상구·황정민 등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내공 있는 연기가 눈부시게 빛났다”는 평가에 깊이 공감한다.

이상구 배우는 국내 대학에서 학부(국문과)를 마치고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 연기를 공부했고 석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해서는 연극무대에서 배우와 연출가로 활동하는 등 잘 알려진 연극인이다. 단역이지만 영화에도 여러번 출연했다.

나와의 인연은 고 김성열 극단성 대표의 소개로 시작됐다. 20년은 족히 됐으리라.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연극에 대한 그의 뜨거운 열정을 느끼고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연극만으로는 생활을 할 수 없어서 목수 일을 시작했다. 연극 무대를 직접 꾸미곤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기한 것처럼 그와 만나 봉담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그의 절친인 연극쟁이 고영익 아우도 동행했다. 1차를 마치고 수원시내로 나와 버릇과 같은 2차 생맥주를 마시러 갔다. 그는 많이 마시지 않았다.

“내일 아침 일찍 목수일 가야합니다.”

이상구 배우. (사진=필자 김우영)
이상구 배우. (사진=필자 김우영)

앞으로 이상구 배우가 침체에 빠진 수원연극계의 불씨를 살리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 비중있는 드라마에 자주 출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극하는 동료와 후배들의 희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구 배우, ‘비 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고 했는데 빗방울 오락가락하는 날 연락주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