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극히 작고 청백색을 띠는데 맛이 달짝지근하고 뼈가 연해 회로 먹거나 구워 먹기도 하고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 기록된 편어(扁魚) 즉 '병어' 소개 문구다.
병어가 별미라는 의미다. 식도락가는 물론 애주가들의 입맛을 당기게 하는 병어는 5월 중순 이후 6월 초까지가 제철이다.
뼈째 잘게 썬 도톰한 살을 된장에 찍어 마늘과 함께 깻잎쌈으로 먹으면 일품이다. 씹을수록 고소함과 단맛을 느낄 수 있다.
고추장 풀어 무 감자와 함께 졸인 찜은 짭쪼름해 밥도둑이 따로 없다.
버터피시(butter fish)란 별칭에 걸맞게 구으면 고소함에 마냥 '손이 가요 손이 가'면서 젓가락 제어도 어렵다.
주산지인 전남 신안을 대표 한다는 '소울푸드'들이지만, 국민 사랑도 이에 못지 않다. 해서 공통어는 병어이지만 부르는 이름도 지역마다 각각이다.
신안군지역에서는 ‘병치’, 서해안지역에서는 ‘편어’, 경남지역에서는 ‘벵에’ 등등.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병졸과 같다 해서 병어(兵魚)란 애칭도 있다.
헷갈리는 '덕자'란 이름도 있지만 역시 병어의 같은 어종이면서 다른 이름이다. 크기에 따라 호칭한다.
주로 20~30㎝ 내외는 병어, 60㎝까지 자란 큰놈은 덕자라 부른다.
병어는 중국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축향어(縮項魚)’라고 부르며 맛 좋은 물고기로 친다.
오래 전 당나라 시인 맹호연의 현담작(峴潭作)과 두보의 해민(解悶)에 '최상의 횟감'으로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외국에선 살이 버터처럼 부드럽다고 해서 버터피시라 부른다.
맛만 그럴까?
병어는 원기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좋다고 알려져 왔다. ‘면역 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B군과 8대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성인병은 물론이고 여름철 냉방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햇볕 비타민’이라는 비타민D도 100g에 하루치 권장량(5㎍)이 다 들어 있다.
지방 함량이 100g당 6.3g으로 연어(1.9g)의 3배가 넘는다.
지방의 대부분이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다.
초여름 별미 진객 병어철이 돌아왔다.
그러나 철은 돌아 왔는데 잡히는 병어는 얼마 없다고 한다.
어획량이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서다.
당연히 가격은 '고공행진'중, 마리당 산지 가격이 5만원을 호가한다니 금어(金魚)가 따로 없다.
식도락가들의 아쉬움이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