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르신들의 피로를 풀어주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 오히려 어르신들 덕분에 삶의 보람과 활기를 얻을 수 있기에 제 스스로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씨는 지난 2003년 수원여대와 연계한 관학프로그램 발 관리사 과정을 수료한 참여자와 자격증을 취득한 30여 명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발마사지 자원봉사회를 탄생시켰다. 현재 20여 명이 활동 중이고, 대부분은 신입 자원봉사자들을 가르칠 정도로 실력도 겸비하게 됐다.
한씨가 처음 발마사지를 시작했을 때는 무좀이 있거나 각질로 뒤덮인 발을 만지지도 못했다.
“항균 스프레이를 어찌나 많이 뿌리고, 뿌렸던지 모른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런 그녀가 이젠 발만큼 정직하고 아름다운 것이 없다고 말한다.
“ 정상적인 발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발이 휘거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진 발도 있습니다. 세상 무엇보다 아름다운 발이지만, 떳떳하게 내놓지 못하는 장애우들이 안쓰럽고, 한편으론 제대로 마사지를 해주지 못해 아쉽기만 합니다.”
장안구 서둔동에 있는 수봉재활원의 장애인들의 발을 떠올리는 한씨의 눈가엔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 노인정을 돌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혹시나 유명을 달리하시진 않았을까?, 아프신 건 아니신지….’ 어르신 한 분 한 분이 내 부모님 같아 애틋하다고 했다.
한 가정의 주부로, 어머니로, 또 직장인으로 바쁜 일과 중에도 한씨는 발마사지 봉사만큼은 결코 빼먹는 법이 없다. 목욕봉사며, 반찬봉사 등의 각종 자원봉사를 15년 이상 묵묵히 펼쳐온 모습을 지켜본 한 씨의 두 자녀들도 매주 수봉재활원에 봉사활동을 나가고 있다.
손끝에서 전하는 따뜻한 사랑도 대물림되고 있는 셈이다.
“하루에 20분씩 다섯 명의 발을 마사지하고 나면 손과 손목이 퉁퉁 부어요. 그럼에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것은 작은 행복도 나눌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