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주차마을사업에 참여한 최영자(왼쪽) 씨와 김주순 씨.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우리 동네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이웃 간 주차전쟁도 사라졌고, 수박 한 덩이 썰어 놓고 담소를 즐길 정도로 화목한 동네로 변했어요.” 모든 것이 놀랍기만 하다는 장안구 서둔동 단독주택 밀집지역에 사는 김주순 씨. 삭막함이 감돌았던 동네가 불과 몇 개월 만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담장과 대문을 허물고, 대신 그곳에 주차장과 작은 화단을 가꾸는 녹색주차마을(그린파킹) 사업을 진행하면서부터다. 지난 2월 서둔동 25-12, 25-22번지 일대 12세대가 담장을 허물고 녹색주차마을로 새 단장에 들어갔다. 이미 지난달 말 모든 공사를 마치고 시범운영 중인 상태다. 총 9천200만원을 모두 시에서 부담했다.

김씨는 “담장을 허문 뒤부터 주민들이 골목길에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횟수가 늘어났고, 모르고 지냈던 이웃들 간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기뻐했다.

무엇보다 이 지역 최대 골칫거리인 주차난 해소다. 담을 허물기 전엔 주차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이웃 간 말다툼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났고, 심지어 멱살잡이도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녹색주차마을 참여 세대 최영자(여) 씨는 “한 번 주차하면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아 애를 먹곤 했다”면서 “안쪽에 차를 대 놓았다가 급한 일이 있어 빠져나가려면 적어도 3~4대의 차량 주인들이 키를 들고 뛰쳐나와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소방도로가 확보되지 않아 화재나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 서둔동 25-12, 25022번지 일대 녹색주차마을.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김씨는 “20년 가까이 살던 곳을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찰라 시에서 녹색주차마을 사업을 제안했다”며 “사람들을 설득해 이렇게 반듯하게 만들어 놓으니 이웃주민들이 다들 부러워한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이 담장을 허물게 되면 치안 및 사생활 침해 등이 우려된다며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애초 15세대가 참여키로 했지만, 이러한 난관에 봉착하며 12세대만 담장을 허물었다.

김씨는 “녹색주차마을 양옆에 CCTV를 설치해 24시간 감시할 수 있고, 세대마다 남는 자투리땅에 꽃과 나무를 심어 전보다 훨씬 안전하고 깨끗해졌다”고 자랑했다.

한편, 수원시는 오는 2010년까지 관내 620여 세대를 대상으로 녹색주차마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구운동 공석 4길, 서둔동 웃탑샛길, 매탄2길 매탄1길, 매탄3동 효원3길 등 6곳이 이달 말께 준공예정이며 2단계 송죽동 송죽3·6길, 고등동 수여고2·3길은 다음 달 착공에 들어가 11월이면 준공된다.

시 관계자는 “녹색주차마을 사업지역의 주차난 해소와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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