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기 끄는 일본 맥주, 우리맥주도 질 높여야

최근 일본 맥주가 선풍이 인기를 끌고 있단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은 품절대란까지 겪고 있다니 몇 년 전 ‘노재팬’운동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지난 2019년 7월 한국 대법원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일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등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취했다. 한국 국민들의 분노는 거셌고 한-일간의 감정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국민들은 일본 제품을 거부했다. 이에 일부 일본 기업은 국내에서 아예 철수하기도 했다. 맥주 역시 마찬가지다. 그 전까지 일본 맥주는 수입맥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랬던 일본 맥주는 철저히 외면당했다.

2019년 2분기 1900만 달러 정도였지만 3분기 460만달러 수준으로, 같은 해 4분기에는 9만 달러 수준까지 대폭 감소했다. 그런데 최근 노재팬 운동이 동력을 잃었다. 더욱이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지위로 복원시키면서 이 운동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이 틈을 타 일본 맥주가 물 밀 듯 들어오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2년 일본 맥주 수입액은 1488만 달러였다. 이는 2021년보다 2배가 넘는 것이다. 올해는 일본맥주 수입량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부터 5월 누적 기준액이 148억원인데 이는 지난해의 80%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해외여행 욕구가 폭발하고 많은 여행자가 손쉽게 갈 수 있는 일본으로 향하면서 반일감정이 희석되고 일본 맥주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한때 국내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못한 것 같다. 반면 일본 맥주들이 호응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일본 맥주의 수입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원지방에는 “외삼촌 떡도 맛없으면 안 사먹는다”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 국내 맥주 업계는 이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우스갯소리지만 우리나라 맥주를 비꼬는 말도 있다. ‘맥주 맛이 나는 탄산성 알콜 음료’라는 것이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도 국산 맥주가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 맥주를 이기는 길은 국산맥주의 질을 높이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