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하정열은 그의 그림책 'THE UNIVERSE'에서 이같이 밝혔다.
'밤새 내린 사랑의 비는
모든 생명을 잉태시키고
안개처럼 작은 물방울로
스며든 당신
맑은 바람으로 차 한 잔 건네며
우주의 가슴으로 날아온 이여
하얀 치마 펼치며 꿈결처럼
둥근달 되어 다가선 이여
말 한마디 없이
손짓 한 번으로 가 닿을 곳
우주의 텃밭에 몰래 모종한 그대
사랑은 저마다 향기를 지니고 피듯이
그대와 내가 하나일 수 있다면
꼭 한번 그대에게 닿을 수 있다면
우주의 가슴 속에
풍경을 달고 기다리려하네
온 몸으로 당신을 사랑하라는 뜻이기에'
우주를 껴안는 가슴으로 사랑의 노래가 온 몸을 적신다.
사랑이라는 전주곡이 그 달밤의 언덕을 붉게 드리운다.
사랑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 우주로 나아간다.
화가 하정열은 작가 노트에서 또 이렇게 말한다.
'물질에는 물성이라는 저마다의 특성이 있다. 나는 캔버스도 가끔 사용하지만, 주로 먹을 잘 머금으면서도 유채가 스며들어 아름다운 형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두꺼운 한지를 사용한다. 한지는 캔버스 천에 비해 흡수성과 내구성이 강하다. 캔버스천은 표면적인 흡수를 하지만, 한지는 숨을 쉬며 깊이 있게 빨아들인다.'
캔버스천에 아크릴같은 물감은 미끄러지듯한 번짐효과의 수채화적 속성도 있지만 한지는 물성상 깊숙하게 빨아들이는 물성이 잘 활용된다.
왜 우주인가라는 질문에는 지구라는 푸른 행성에 피고 지는 온갖 들풀과 교신한다고 작가는 힘주어 말한다.
지구와 우주가 융복합 에너지로 진정 행복한 티끌로 남기를 고대한다.
찰나와 티끌이라는 작가의 시 한편, 지금 우리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지 화가는 반문한다
흐르다 돌아 올 티끌같은 내 사랑의 노래를 고독한 방랑자처럼 되뇌인다.
'인생은 저물어 노을빛도 서러운데
멀리 사라지던 바람의 흰 옷자락
내 작은 삶의 터를 구비 돌아 안겨든다
찰나의 의미로 겨우 존재하는 것은
사모하는 그대가 그곳에 있기 때문
너는 별이 되어 머물고
나는 겨운 삶의 바람이 되어 떠돈다
그리운 것 다 버리고
고독의 아픔까지도 사랑하며
구름따라 흐르다
바람인 듯 살고 싶다
내일이 저마다 오늘보다 낫도록
흐르다 흐르다가 돌아 올
티끌같은 내 영혼의 그림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