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생인권’과 ‘교권’은 상충 개념이 아니다

서울 한 초등학교 신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뒤 ‘학생인권조례 폐지’, 또는 ‘전면개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교교육 과정에서 학생의 존엄·가치·자유·권리가 보장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제정한 조례다.

내 아이 내 손주를 위한 조례다. 2010년 10월 5일 경기도교육청이 가장 먼저 공포한 뒤 17개 시.도 교육청 중 서울 등 6개 교육청에서 제정·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7월 21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전면 개정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학생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학생인권조례를 전면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학생인권조례 명칭도 ‘학생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로, ‘학생인권옹호관’은 ‘학생생활인성교육관’으로 바꾼다. 학생에 대한 상벌점제도 부활시키기로 했다.

임 교육감은 “최근 학교 현장의 안타까운 소식으로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학생 개인의 권리 보호가 중심이었던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모든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면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일보(21일자)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제4조(책무)를 개선해 책임과 의무 관련 내용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제8조(학습에 관한 권리)에는 모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한다. 학생에 대한 상벌점제를 할 수 없도록 한 내용을 삭제하고, 보상, 조언, 상담, 주의, 훈육 등의 방법으로 학생을 교육할 수 있다고 고칠 계획이라고 한다. 학부모의 교육 책무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있다.

과거에는 학생 체벌 문제가 심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거꾸로 됐다. 교사가 학생에게 구타를 당하고 심한 욕설을 듣는다. ‘금쪽이’가 된 자식의 말만 듣고 행패를 부리고 과도한 민원을 내는 학부모에 시달리다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교단을 떠나는 교사도 적지 않다. 폭언, 모욕, 수업 방해 등 교사에 대한 교육 활동 침해 행위도 늘고 있다. 2020년 1197건에서 2021년 2269건, 2022년 3035건으로 증가했다.

이러니 교권 회복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학생의 인권만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비난에도 많은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학생 개인 생활에 대한 지도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학생인권을 후퇴시키면 교권이 보장되는가. 둘은 흑백논리로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증진시켜가기 위해 반드시 보장해야 하는 권리”라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제발 문제의 해법이랍시고 ‘애들은 맞아야’ ‘선생도 때릴 수 있어야’ 이런 말을 하지 말자”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말도 흘려듣지 말기를 바란다. 학생 인권과 교권이 서로 충돌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교권과 학생인권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