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문 막사발 실크로드(21)] 수원 시인협회원과 김용문의 콜라보레이션-시도자전

김용문 / 튀르키예 국립하제테페대 교수

'불의 숨결 위에 시의 혼을 입히다' 주제로 수원 시인협회 시도자전이 지난 8월 25일 행궁 길 갤러리에서 오픈했다.

이 전시장에는 수원 시인협회 김준기회장, 김우영.임병호.김애자.전영구.이춘전.이상정.진순분.홍문숙.정의숙.구향순.신향순 시인을 비롯, 수원 문화재단 김현광 대표이사, 김봉식 문화원장, 수원일보 김갑동 대표이사, 수원일보 정준성 주필, 페이스 월드 최영선 국장 등 많은 분들이 방문해 축하를 해주었다. 

김준기 수원시인협회장은 포스터 발문에 '죽비를 한 번 치면 발우에 밥을 담고, 두번 치면 비운 발우에 숭늉을 받고, 세번 치면 합장과 읍으로 공양을 마치는 스님들의 발우 공야에는 절차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네 공양에는 그런 격식이 없습니다.

수원시인협회와 함께한 시도자전 개막식에서 참석 시인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는 김용문교수.(사진=필자제공)
수원시인협회와 함께한 시도자전 개막식에서 참석 시인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는 김용문교수.(사진=필자제공)

대신, 배고픈이에게 보리밥이나마 한 술 더, 임과 헤어진 이에게는 막걸리 한잔 더, 마음을 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절차가 있습니다. 막사발은 그런 이들의 발우입니다. 그릇의 틀을 잡을 때만 장인의 손길이 가고 나머지는 자연의 섭리가 있어야 빚어지는 작은 우주 그릇은 옹달샘이 됩니다. 그 샘물 위로 빗방울이 듣고 꽃잎이 지고 달이 뜨고 때로는 눈물이 번지기도 합니다.'

발우공양이란 영산제 식당작법, 다시말해 식당에서 이루어지는 법의 일부분이며 불법에 대한 예의를 말함이며 불교에서는 노래는 범패  무용은 작법무라고 말합니다.

막사발과 도판에 아로새긴 수원 문인들의 도판화 ,막사발,접시는 필자가 만든 시도자입니다. 지난 2월에 만난 김우영 시인과 김준기 시인의 발의로 촉발된 시도자전 기획은 튀르키예에 도착한 이후로 앙카라 크즐라이 스튜디오와 하제테페 미술대학교   강의실에서 줄곧, 도판화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게 했습니다.  곁들여 수원 시인들의 시를 취합한 원고를 읽으며 도판화를 그려 나갔습니다. 

도판화는 평면 타일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벽에 걸리면 보기에 수월해집니다. 그러나 막사발은 안과 밖의 공간을 활용해 글씨를 나무스틱이나 철필로 써야하기 때문에 꽤나 신경 이 쓰입니다.

막사발에 사용된 글씨 기법은 못이나 철필로 새기거나 산화철(Fe2O3)을 물에 풀어서 세밀한 붓으로 썼습니다. 여기서 산화철이라함은 녹슨 철가루를 말합니다. 녹슨 철은 공기 중 산소와 철이 만나 만들어진 산화철입니다. 이번 여름엔 녹슨 철로 우리 삶의 경구와도 같은 상징적인 시를 쓱쓱 써내려가는 재미를 톡톡히 보았습니다. 국내외 막사발 작가들이 참여하는 '오산막사발 심포지엄 2023'을 개최하기 위해 화성시 양감에 있는 볼재산방에  막사발 가마를 앉혔는데 거기서 수원시인들의 첫 작품을 소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