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칼럼] “아, 화성을 저렇게 축성 했구나”

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성 쌓기 시연을 하고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20호 석장 이의상 선생. (사진=김우영)
성 쌓기 시연을 하고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20호 석장 이의상 선생. (사진=김우영)

-국가무형문화재 제120호 석장 이의상 선생 공개행사 열려

-“내년엔 수원화성문화재 때 대대적으로 시연하자” 여론

지난 27일.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돌아오는 길에 커피를 한 잔 하기 위해 들른 팔달구청 뒤 방방카페에 반가운 얼굴들이 앉아 있다. 전 화성연구회 이사장인 이낙천 형님과 김충영 박사, 한동민 화성박물관장이다. 그리고 처음 만나는 엄기표 단국대학교 교수도 함께였다.

엄교수는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이기도 한데 수원에 온 까닭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20호 석장(石匠) 이의상 선생의 축성(築城) 공개행사를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런데 왜 내가 몰랐을까? 명색이 화성연구회 창립멤버인데다 ‘성안 마당발’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내가 성안 한가운데 있는 화성행궁 옆에서 열리는 이 중요한 행사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들으니 이의상 선생의 가까운 친구인 이낙천 형님도 하루 전에야 알았다고 한다. 한편으론 이해가 됐다. 평생 돌만 만지고 다듬어 온 석장인지라 홍보에 신경을 못 썼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늦게나마 공개행사를 보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여기면서도, 화성연구회 회원을 비롯한 많은 시민이 이 장면을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나를 비롯, 최호운 화성연구회 이사장과 이낙천·김충영 전이사장, 한동민 부이사장 등은 내년 화성연구회에서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치는 한편 수원시 측에 수원화성문화제 때 축성 공개 행사를 열자고 제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축제 기간 중 화성박물관 거중기와 성돌 야외전시장에 직접 성 쌓는 모습을 보여주고 결과물을 영구 전시하면 좋겠다는 것이 이날 모였던 우리들의 의견이다.

성 쌓기 시연. (사진=김우영)
성 쌓기 시연. (사진=김우영)
성벽 돌 나르기. (사진=김우영)
성벽 돌 나르기. (사진=김우영)

이의상 선생은 수원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 수원사람이다.

1942년 일본 나라현에서 태어났고 해방된 해 고국으로 왔다. 그러나 가세가 기울어 16세 때 석공에 첫발을 들였다. “광복이 돼 가족들과 귀국했으나 가세가 기울어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대장간에 취직해 풀무질을 하던 중 스승 이재만 선생을 만나 석공 일을 시작했다.

1966년 경복궁 돈화문 바닥 돌 가공 및 시공을 시작으로 50여 년간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화서문·창룡문·화홍문 다리잇기 공사, 사적 3호 수원화성 보수공사, 수원행궁 앞 어도 공사 등 수원시 공사는 물론 국보 제242호 울진 봉평신라비, 정암사 수마노탑, 남한산성, 숭례문 성곽, 미륵사지 석탑, 석가탑 등 수많은 유적의 복원과 정비에 참여한 국내 최고의 석조물 제작, 복원, 보수의 장인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석장 이의상 선생. (사진=김우영)
국가무형문화재 석장 이의상 선생. (사진=김우영)

석장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지난 2007년 9월 18일이다. 전통 석조물 제작 기법 명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문화재청은 전통기법과 기능을 지닌 이의상 석장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이날 문화재청은 "시대가 변하고 기계 도입 등으로 인해 전통 석조물 제작기법이 사라져가게 되자 석조물 제작의 전통기법과 기능을 보전. 전승하기 위해 이의상 석장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후 이 석장은 국보, 보물, 사적 등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중요 문화재 보수·정비에 평생을 바치고 있다.

이날 시연 공개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12시,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총 2회로 진행됐다. 석재를 쪼개는 할석, 다듬는 다듬, 운반하는 과정인 목도, 성 쌓는 과정 등 수준 높은 장인의 기술이 공개됐다.

이의상 석장의 공개행사는 지난 2016년에도 팔달구청 야외 주차장에서 열린 바 있다. 이상하게도 그 때도 나는 알지 못했다.

전기한 대로 세계유산 화성이 있는 수원에서 열리는 국가무형문화재 석장의 성 쌓기 시연은 매우 중요한 행사다.

최고 장인이 펼치는 공개행사를 많은 시민과 관계자들이 지켜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