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 집산 사람들 잠못 이룬다.

수원, 화성 등 수원권 집값 하락세,입주 물량 넘쳐 전세값도 폭락... 하반기에도

수원 권선구에 사는 직장인 신모(33·여)씨는 자신의 한숨 소리에 잠에서 깰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받은 대출금의 중도금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6월 수도권 남부의 최대 기대주 '동탄신도시'에 J아파트 105㎡를 2억4천만원에 덜컥 샀지만, 한 달 후면 중도금 및 잔금 1억4천만원을 치러야 한다. 첫 내 집 마련의 꿈도 사라질 판이다.

신 씨는 "애초 집을 사고 나면 전세금을 놓아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다"면서 "그런데 동탄에 전세 물량이 남아돌면서 가격이 말도 못하게 떨어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현 금융권의 공식개별지가가 애초 분양가보다 1억원이 오른 3억4천만원이지만, 전세금은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9천만~1억원 이하에 내 놓아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

이달 말 입주가 완료되고 나면 1억4천만원에 대한 이자 월 100만원과 관리비 20만~30만원을 내야 한다. 한 번 살아 보지도 못하고 '공돈'만 내야 하는 셈이다. 앞서 신 씨는 중도금을 상환하려고 부모님이 살던 아파트를 전세로 돌려 총 2억원의 대출금 중 6천만원을 갚고도 1억4천만원이 남았다는 것이다. 작은 연립으로 옮겨 생활하는 신씨와 가족들은 주택담보대출 당시 금리가 6.2%(변동금리)였지만, 최근 금리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신씨는 "전세금이 뚝 떨어지면서 팔고 싶어도 전매제한에 걸려 팔 수도 없는 처지다'면서 "주변에 싼 임대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게 되면 집값과 전세금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비단 신 씨만의 고민이 아니다. 우만동 S아파트에 집을 마련한 최모(45)씨도 2억원에 달하는 대출금에 좌불안석이다. 최 씨는 "매달 금융이자만 70만원에 달하는데다, 올해 말이면 이자와 함께 원금까지 갚아야 한다"면서 "월급 330만원에 절반이 집값으로 빠져나가게 된다"고 했다. 애초 집값이 크게 오르면 전세를 주고 작은 아파트로 이주하려던 계획도 아파트값이 떨어지면서 물거품이 됐다.

신 씨 등은 주변에 대단위 택지개발이 이뤄지거나 아파트 공급이 넘치면서 이같은 결과를 빚었다고 했다. 실제 수원과 용인, 화성 등 인근에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는 지역 주변도시에서 올 초부터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9월 광교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인근 우만동과 조원동 일대는 최고 5%에 육박할 정도로 집값이 내려갔다. 우만동 월드메르디앙 228㎡ 시세는 올 들어 9천5백만원 하락한 9억5백만원, 조원동 한일타운 165㎡는 5천만원 하락한 5억4천만원이다.

또 동탄은 3차 입주와 부동산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올 초에 비해 아파트 값이 10% 이상 추락했다. 지난달 1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3차 아파트는 포스코, 우림필유, 모아미래도 등 총 8개 아파트 5천여 세대에 이른다. 현재 동탄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센트럴파크 주변 아파트 99㎡가 3.3㎡당 1천250만~1천300만원으로 올 초보다 300만~400만원까지 떨어졌다.

B공인 대표는 "동탄2신도시와 광교, 3차 입주 등의 영향으로 전세를 내놓은 물량이 전체의 30%에 달해 전세금이 10~20% 낮아졌다"면서 "앞으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수원권 부동산 시세가 바닥을 치는 데는 미분양 아파트 적체가 주변지역 공급과잉을 부추겨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3월 말 현재 수원지역에 주인 없는 아파트만 3천100여세대에 이른다. 용인과 화성을 합하면 적어도 4천여세대를 넘어선다. 광교와 판교, 주변 대규모 재건축 단지 입주 등도 한몫했다.

무엇보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B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금융대출을 받아 분양받는 서민 대부분이 내 집 마련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금리 안정과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